
10억원이 넘는 국비가 투입된 원주 섬강내수면생태체험장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주관 내륙어촌 재생사업(어촌뉴딜 300사업) 일환으로 조성된 생태체험장은 곳곳에 잡초가 무성했고, 심각한 수질 악화로 눈살을 찌뿌리게 할 정도였다. 완공된지 불과 1년가량 지났음에도 원주시에 관리 이관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생태체험장 방치=지난 12일 방문한 지정면 간현리 섬강내수면생태체험장은 데크길을 갖춘 공원이다. 섬강 내수면어업 기반시설인 인공 산란장과 민물고기 생태통로, 보트 계류장, 관리사무소 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생태통로의 유속이 느려 수질은 탁해진 상태였고, 정화용인 수생식물은 말라 죽은 채 방치돼 있었다. 아스팔트로 된 산책길을 제외한 곳곳에는 잡초와 거미줄이 빼곡했다.
또 일부 구간은 나뭇가지가 부서져 통행조차 불가능한 데다, 곳곳에 산재한 벤치는 앉기 어려울 정도로 더러웠다. 관리자가 상주해야 할 관리사무소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내륙어촌 재생사업 엇박자=생태체험장은 국비 11억원 등 총 16억원을 들여 2023년 12월 지정면 간현리 일대에 완공됐다. 앞서 시는 2019년 해수부 주관 ‘내륙어촌 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총 70억원을 투입해 간현관광지와 연계한 생태관, 생태체험장 등의 조성을 계획했다. 이 사업은 낙후된 내수면어업 기반시설을 확충해 섬강을 쏘가리 메카로 만들어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간현관광지 내 통합건축물에 조성 중인 생태관의 완공이 늦어지면서 시 내부적으로 이미 완성된 생태체험장에 대한 관리 이관도 속절없이 미뤄져 엇박자가 나고 있다. 더욱이 관리인력 채용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애물단지 취급=주민들은 정부 공모사업임에도 결국 세금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박모(58·간현리)씨는 “생태체험장이 만들어진 지 2년 가까이 됐음에도 존재 자체를 대부분 모르고, 관리도 너무 소홀하다”며 “관리 이관이 돼도 이미 시설이 낡아 이를 활용한 사업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잡초 제거 및 정비를 마쳤지만, 일부 미흡한 것도 사실”이라며 “올해 생태관을 완공한 후 관리 이관을 마친 뒤 생태체험장에 대한 예산 편성과 관리인력 채용 등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