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론마당]그대, 오늘도 감자를 꿈꾸는가

첫 직장 생활을 금융기관에서 시작한 이후 홍보회사, 행정기관, 대학 등에서 근무했다. 업무도 사람도 만만치 않았던 신입 시절, 조직의 짠맛에 뜨거운 눈물을 흘릴 때마다 '학교야말로 꿈의 고향이요 낙원이요 이상세계'라고 생각했다. 이 힘든 세상을 견뎌온 나에게 공로상 하나는 안겨줘야 한다고 믿었다.

그랬던 시절이 쌓여, 어느덧 경직되고 빈틈없는 조직 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내게,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문화는 매우 낯설었다.

첫 번째는 인사가 풍부한 문화다. 복도에서 만나는 장학사님과 주무관님들은 마주칠 때마다 모두 인사를 건넸다.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인사에 대한 당혹감도 잠시, 그 DNA에 감염된 나도 어느새 먼저 인사를 건네게 됐다.

두 번째는 교육 환경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격세지감이다. 강원아이로(AI-ro) 출시, 디지털 교과서 등 첨단 교육 서비스를 접할 때마다,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고 반공교육 받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린다. 그런 나는 지금 교육 환경이 부럽기만 하다.

세 번째는 인력 부족에도 강원교육의 발전을 위해 1인 3역으로 일하는 강원교육 교직원의 업무 역량을 확인할 때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오늘도 도교육청은 대내외적으로 최선을 다해 묵묵히 일하고 있다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중력에 이끌려 춘천에 올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 거제도 섬 소녀였던 나는 오늘도 포슬포슬 뽀얀 흰 분이 가득한 강원도 감자가 되는 꿈을 꾼다.

장희재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공보담당관실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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