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양역(襄陽驛)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역이다. 하지만 과거 동해북부선이 운영될 때 양양역은 실제 열차가 지나고 사람들을 실어 날랐다. 양양역은 1937년 12월1일 동해북부선의 확장으로 처음 문을 열었지만 1950년 6·25전쟁 발발과 함께 3일 뒤 문을 닫았다. 이후 부활 계획도 있었지만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다 결국 1967년 1월1일자로 공식 폐역됐다. ▼역은 단순히 대중교통 시설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역이 생기면 사람과 물류가 모인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의 흥망성쇠에 철도역이 함께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최초 역은 영국 리버풀로드역으로 1830년 9월15일 개장했다. 세계 최초 철도로 불리는 리버풀-맨체스터 철도 개설로 만들어졌다. 리버풀은 19세기 영국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전성기를 누렸다. 19세기 중반 세계 물동량의 약 40%가 리버풀 항구를 거쳤을 정도로 리버풀은 철도와 함께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 세계 최대 기차역은 미국 뉴욕시에 있는 그랜드 센트럴역이다. 승강장 수가 48개로 선로는 75개나 된다. 하루 평균 75만명, 연간 1억명이 역을 이용한다. ▼과거 자료로만 남아 있던 양양역이 빠르면 2년 뒤인 2027년 문을 연다. 강릉에서 제진까지 이어지는 동해선의 연장 개통에 따른 것이다. 양양군이 신설역에 발맞춰 이른바 ‘역세권 개발사업’에 나섰다. 양양역을 중심으로 30만여㎡ 이상 규모 부지에 아파트를 짓고 상업지구로 만들어 신도심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역세권 개발로 정주인구가 늘어나면 지역 발전은 물론 인구소멸 위기도 자연스럽게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역세권 개발을 위해 양양군이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해당 부지 내 약 13만㎡ 절대농지의 해제가 그것이다. 농림부가 갖고 있던 권한이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도지사에게로 이양됐다. 양양군이 역세권 개발 계획을 잘 담아내 강원도를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양양역의 신설을 지역 발전으로 오롯이 이어갈지 이제 공은 양양군으로 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