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인터렉티브와 소통하다]세계 최초 나무 식재 드론 개발

국토부 2025실증사업, 영월군 디알원 등 참여, 개발 성공
생분해 카트리지에 2년생 소나무 6그루 싣고 비행, 투하
시범테스트 30그루 중 28그루 생육 안정, 모니터링

정부의 나무 실증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강원도 영월군과 드론 활용 연구개발 업체인 디알원이 2년생 소나무를 카트리지에 담아 투하하는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 남양주=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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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웅 웅"

프로펠러가 내는 굉음은 위협적이었다. 너비 2.12m, 무게 10㎏에 이르는 드론의 크기 만큼이나 소리는 진중했다. 지상 30m높이에서 상하좌우로 미세하게 움직이던 드론은 6개 소트에 잡고 있던 물체를 하나씩 차례로 낙하했다. 물체를 담고 있던 날카롭고 뾰족한 날을 가진 카트리지는 지면을 향해 빠르게 떨어져 지면에 박혔다. '퍽'하는 소리가 대기에 퍼졌다. 드론에서 떨어진 물체는 다름 아닌 '묘목', 20~30cm 크기의 2년생 소나무였다. 이 나무는 앞으로 땅에 뿌리를 내려 성장하고, 플라스틱 카트리지는 7개월 뒤 자연 분해될 예정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활약하는 드론이 떨군 살상 무기 '수류탄'의 참상을 영상으로 접하는 시대에, 대한민국 드론은 반대로 새생명을 떨구고 있다. 드론으로 씨앗을 뿌려 식물을 키우는 '씨드볼'방식은 많이 알려졌지만, 드론으로 직접 나무를 심는 방식은 전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 현장은 드론도시를 꿈꾸는 강원도 영월군이 국토교통부의 2025 드론 나무 식재 실증사업에 선정, 드론의 임무 활용을 연구 개발하는 업체 디알원과 드론업체 rotom이 공동으로 연구개발중인 모습이다. 원주에 기반을 둔 업체는 영월과 경기도 남양주시 일대에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드론을 통한 식재는 험준한 산악지형 등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유리하다.

세계 최초의 나무 식재 드론이 상공에서 떨군 2년생 소나무가 카트리지에 담겨 땅에 박혔다. 소나무는 땅에 뿌리를 내려 생육하고 플라스틱 재질의 카트리지는 7개월 뒤 생분해된다. 남양주=류재일 기자
[영상] '세계 최초 나무 식재 드론 개발'

업체는 테스트를 거쳐 10월쯤 영월 산하에 실제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업체는 지난달 시범적으로 드론으로 30그루의 소나무 어린 묘목을 영월읍내 야산에 식재해 28그루가 생존에 성공, 생육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드론을 통한 나무 식재의 성패는 '카트리지'의 성능에서 갈린다. 카트리지는 공중에서 지상까지 묘목의 운반을 돕는 한편 땅에 묘목의 뿌리가 확고히 박히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 유완재 디알원 이사는 "나무 식재 카트리지는 원통형 모양에다 끝이 뾰족하면서도 강한 강도를 갖춰야 한다"며 "또한 자연적으로 생분해되어야 하는 기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재질상 강하면서도 스스로 분해될 수 있는 서로 다른 성질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드론의 임무 활용 연구개발업체인 디알원이 세계 최초의 나무 식재 드론을 작동하기에 앞서 소나무 카트리지 등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영월=김태훈 기자

이에 따라 업체는 1년 넘게 카트리지의 성능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 생분해 플라스틱과 흙으로 빚은 토기 2가지 방식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플라스틱은 강도가 강한 반면 7개월 뒤에야 완전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반면 토기 방식은 강도는 약하지만, 분해가 조속히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업체는 드론을 통한 나무 식재 기술을 토대로 향후 인도네시아 갯벌지역에서의 벵갈나무 식재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미국 오리건 대학 등과의 공동연구도 진행중이다.

최원태 디알원 대표는 "드론을 통한 식재는 환경복원, 탄소배출권 획득 등 지구 살리기의 취지를 담고 있다"며 "회사는 나무 식재 등 드론을 통한 다양한 임무 활용에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재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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