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시는 나뭇가지 사이를 옮겨가며 물었다”

김향숙 속초문인협회장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 펴내

김향숙 시인(속초문인협회장)이 시집 ‘숲으로 가는 나무의자’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사물과 자연을 응시하는 섬세한 시선과 의외성이 빚어낸 시적 상상이 돋보인다. 김 시인은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지만 그 짜임은 일상적이지 않아 독자에게 새로운 울림을 선사한다.

‘가끔 저도 멀리서/슬픈 안색으로 내려다보는/너무 멀리던져버린 부메랑’(그믐달中)

부메랑으로 비유된 그믐달은 돌아오지 못한 시간과 감정의 파편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일상 속 평범한 사물도 시인의 손끝에서 돌연 다른 의미로 변모한다.

‘…시간 많은 시간이 기대앉은/직선과 직각을 타고/그래도 봄 한때/속 핏줄 환하게 물오르는 나무의자’(숲으로 가는 나무의자中)

김 시인의 관찰은 사소한 풍경에서도 깊은 서정을 끌어올린다. 향과 기억, 고향의 나무들이 이 시 속에서 살아 숨 쉰다. 마른 옹이를 추스르고 걸어가는 발걸음에서 봄 한때 핏줄이 물오르는 나무의자에 이르기까지 김 시인의 시선은 멈춘 시간 속 생명력을 환하게 비춘다.

그의 시는 때로 환상처럼, 때로 일상 중 불현듯 솟아오르는 돌기 같다. 일상의 사소한 장면이 한 편의 시가 되고, 그 시를 통해 독자들은 관습적인 시선을 깨뜨리고 잊고 있던 감각을 다시 불러낸다.

김향숙 시인은 “시는 나뭇가지 사이를 옮겨가며 물었다”며 “질문과 해답 사이에서 나의 시는 자주 더듬거리지만 흙집 생명이 소진하는 동안 세상과 함께 웃고 이야기하고 노래하며 영원한 영혼의 별로 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상상인 刊. 148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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