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월요칼럼]지역경제 새 엔진 '스테이블코인'

이해정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이해정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

최근 신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발표와 맞물려 지역화폐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디지털 전환 시대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격 변동성이 큰 기존 암호화폐의 한계를 넘어 실제 경제 영역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지역화폐의 혁신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우리 강원지역 경제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가능성과 과제에 대한 논의는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와 달리, 미국 달러나 원화와 같은 법정화폐 또는 실물 자산의 가치에 연동되어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토큰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종이 상품권이나 카드형 지역화폐를 발행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들은 발행 비용, 유통 비효율성, 부정 유통 가능성 등 여러 한계를 안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지역화폐는 지역 경제에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첫째,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에 기록되므로 지역화폐의 발행, 사용, 정산, 소멸까지의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다. 이는 부정 유통이나 현금화를 기술적으로 차단하고 예산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여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과 달리 중개기관 없이 실시간 정산이 가능해 지역 소상공인들은 결제 즉시 대금을 받아볼 수 있어 빠른 자금 회전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자원봉사, 환경 보호 활동, 지역 문화 기여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에 대해 스테이블코인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을 쉽게 연계할 수 있다. 넷째,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특성을 활용하면 지역화폐가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넓은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 특히 관광객들이 환전 없이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지역화폐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역화폐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구와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는 'CLARITY Act', 연방준비제도의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Anti-CBDC Act',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의도하는 'GENIUS Act' 등이 추진 중이다. 특히 'GENIUS Act'는 스테이블코인의 정의, 발행 자격, 준비자산 요건 등 핵심 규율을 담고 있어 연방 차원의 첫 디지털 자산 규제로 통과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요건을 자기자본 10억원으로 규정하고 금융위원회에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혁신법'이 추진되고 있으며, 금융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준비자산 운용 규제, 이용자 상환청구권 보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역화폐가 장밋빛 미래만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들도 많다. 가장 큰 허들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명확하고 일관된 법적, 제도적 프레임워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스테이블코인의 본격적인 도입과 확산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우려처럼 비은행권 발행에 대한 입장 조율 등 관련 기관들의 협의가 필수적인데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누가, 어떻게, 어디에 발행하고 어떻게 활용 및 관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가이드라인은 아직 '백지 상태'에 가깝다.

그럼에도, 스테이블코인과 지역화폐의 결합은 분명 매력적인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기존 지역화폐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과 투명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지역화폐가 우리 지역 경제의 새로운 엔진이 되어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 우리는 이제 그 흥미로운 실험의 시작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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