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춘천 컨벤션센터 건립 추진, 타당성·설득력 있다

‘2025 태권도장 박람회'', 테니스장이 행사장
‘지방시대 엑스포'' 때는 임시 천막 시설 이용
도청 소재지 위상 걸맞게 건립 속도를 내야

춘천시가 최근 연이어 국제 규모 행사를 유치하면서 컨벤션센터의 부재가 뼈아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12~13일 개최된 ‘춘천 2025 KTA 태권도장 교육·산업 박람회’는 세계 유일의 태권도장 특화 박람회라는 상징성과 의미를 지녔지만, 실내테니스장을 행사장으로 활용한 탓에 공간 부족, 주차 혼잡 등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이는 지난해 정부 주관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도 임시 천막 시설을 이용해야 했던 상황과 맞물려 춘천시가 전문 전시 공간 마련에 있어 얼마나 절실한지를 방증한다.

현재 전국에는 17개 컨벤션센터가 운영 중이며 15개 이상 지자체가 새 컨벤션센터 설립 혹은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각 지역이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을 지역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춘천은 컨벤션센터 인프라 부재로 인해 행사의 질과 규모에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한 공간의 문제가 아닌 도시 경쟁력과 연결된 중요 과제인 것이다. 춘천시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도시재생혁신지구 공모 사업에 전용면적 8,000㎡ 규모의 컨벤션센터 건립 계획을 포함시켜 정부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는 단지 행사를 개최하기 위한 장소를 넘어 춘천의 산업 구조 다변화와 관광 활성화를 이끌 핵심 기반 시설로 평가된다. 특히 춘천은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 유치, 바이오 산업의 성장, 수도권과의 교통망 개선 등 복합적 여건이 조성되고 있어 MICE 산업 비전을 갖고 있음에도 기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컨벤션센터는 지역경제에 다양한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각종 전시회와 박람회, 세미나 등은 외부 방문객 유입을 촉진하고 숙박, 외식, 교통, 소매업 등 지역 상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춘천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하고, 풍부한 자연경관과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복합문화관광지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GTX-B 노선 연장과 제2경춘국도 개통이 가시화되면 이러한 장점은 배가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행사를 임시 시설로 치를 경우, 매번 시설 임차와 설치에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비효율적이다. 반면 상설 전시장이 마련되면 행사 유치가 수월해지고, 기획 단계부터 안정적인 장소 확보가 가능해져 콘텐츠의 질도 높아진다. 더불어 지역 청년층을 위한 MICE 전문 인력 양성, 관련 스타트업 육성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이다. 물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산 확보, 운영 수익성 등의 현실적 문제는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도입 자체를 주저한다면 춘천은 기회의 문을 또 한 번 놓치게 된다. 강원특별자치도 전체적으로도 도청 소재지인 춘천에 컨벤션센터가 없는 것은 도시의 위상과 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 도와 시, 그리고 지역 정치권이 힘을 합쳐 컨벤션센터 건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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