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7일 출범과 동시에 사실상 좌초했다. 혁신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이 인적 쇄신안을 놓고 지도부와 이견을 보이다 이날 사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며 "(대신) 전당대회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 인선안이 의결된 지 30여분 만이다.
안 의원은 사퇴를 결심한 이유로 송언석 원내대표가 자신이 제안한 '인적 쇄신안'을 거부한 점을 들었다.
그는 "이번 혁신위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기에 미리 약속을 받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인선안이 미처 합의되기 전, 두 분에 대한 인적 쇄신안을 비대위에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사를 타진했는데, 결국은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두 명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 기간 일종의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에 계셨던 분들"이라며 대선 후보 교체 논란의 건과 관련돼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이름과 방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안 의원은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 등 당시 지도부 인사의 출당 또는 탈당 조치 등을 송 원내대표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원내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를 정상적으로 출범해 많은 혁신과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 정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상황은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