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가 있는 곳에 범죄가 있다, 인간의 본성 즉 인간은 타고날 때부터 악한 성향이 있어 나쁜 짓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이 있기도 하지만 어쨌든 국가가 형성된 이후로 현재까지 범죄는 끊임없이 일어났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인간의 범죄 문제는 완전히 해결 할 수 없는 숙제이기도 하다.
일반 국민은 언론 등 각종 매체에 나오는 뉴스를 통해서 주요 범죄 사건을 접하는 정도로 그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하지만, 교정시설에서 일하는 필자는 하루에도 몇 명씩 많게는 수 십명씩 수갑을 찬 채, 입소하는 범죄자들을 마주한다. 사건 내용을 파악하거나, 재판을 위해 매일 수많은 수용자를 호송하는 업무를 수행 할 때면 어떻게 하면 좀 더 범죄자들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범죄행위로 인한 국가적, 사회적 손실 비용을 산출하기에는 불가능하기에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을 예로 들면, 수용자 1명을 관리하는데 연간 3천만원 이상이 든다. 현재 교정시설에는 6만 5,000여명이 수용돼 있다, 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관리하는 비용만 해도 엄청나다. 이와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경찰, 검찰, 법원, 변호사들까지 망라하면 국가적, 사회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범죄자들을 줄이고자 하는 국가적, 사회적, 노력에도 불구,오히려 범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직접적으로 범죄자들을 관리하는 교정행정 분야에서 보면, 일반적인 수용관리 외에 상담이나 교육, 각종 전문 교화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재범 방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범죄는 더 지능화, 흉포화 되고 있고, 그 행위도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는 늘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성장과정 특성상 범죄행위는 주로 성인이 되었을 때 발생한다. 그 이후 생각이나 행동양식을 변화시킨 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성인이 되기 이전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 더 나아가 대학교육 과정까지 포함해 범죄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필자는 아들이 두 명이 있는데 유치원에 다닐 무렵 교정시설 옆 관사에서 살게 되었다. 아이들은 높은 담장에 둘러싸인 분위기와 제복을 입은 직원들을 보면서 좀 무서워한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나쁜 짓을 하면 저 담장 안에서 갇혀 살게 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같았다. 청소년들이 자라오면서 선한 일과 악한 일에 대한 기준을 이해하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학교에서 범죄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제도가 시행돼야 한다.
물론 현재에도 준법교육 차원에서 학교에서 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또 법무부에서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법교육센터(솔로몬파크)를 운영하며 법을 이해하고 법절차에 대해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앞으로 그 프로그램은 더욱 구체화돼야 한다. 범죄행위를 하게 되면 처벌 내용은 물론이고 특히 교정 시설에 수감되면 어떠한 환경속에서 생활하게 되는지, 그 실상을 알게 해야 한다. 또 본인이나 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총 망라한 교제를 만들어 일반 사회교육 과정의 한 분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역에 있는 교정시설을 활용해 규정 내에서 수감 시설과 수용자들의 실제 생활 모습을 공개하는 등 교육적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현실적으로 장애요인이 있다면, 어떤 특정한 곳에 모의 교정시설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죄를 저지르면 가지 말아야 할 곳, 무서운 곳, 사람이 지낼 수 없는 곳에 간다는 것을 어릴때부터 교육이 이뤄져야 각종 범죄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범죄행위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제고해 국가적,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