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대학의 역할이 곧 지역의 생존과 직결되는 시대다.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 청년 유출, 산업의 공동화라는 위기 속에서 지역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은 결국 교육이며, 그 중심에는 대학이 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바로 ‘RISE(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이다.
RISE는 중앙정부가 아닌 지역이 주도하는 혁신 모델이다. 지역이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대학이 그 실행의 중심이 되어 지자체, 기업, 연구기관 등과 함께 협력해 나가는 체계다. 강원대학교는 이번 강원RISE 사업에서 총 143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보하고, 지역 발전을 견인할 다섯 가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첫째, ‘미래 전략산업의 육성’이다. 강원대는 지역의 산업 여건과 미래 수요를 반영하여 바이오헬스, 미래에너지(수소),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R&BD(연구개발사업화) 중심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정밀의료, 유전체 분석, 디지털 바이오 기반의 연구인력 양성과 기술 이전을 병행하고 있으며, 에너지 분야에서는 수소 생산·저장·활용 기술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의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분야는 수도권과의 연계를 고려해 후공정 특화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탄소 포집·저장(CCUS) 기술, 푸드테크, ICT산업 등 지역별 특화자원을 활용한 산업 육성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둘째, ‘지역정주형 인재 양성’이다. 지역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배우고 일하며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교육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헬스케어 융합교육, 반도체 후공정 실습 트랙, 수소 안전관리 인증 교육과정 등 첨단산업 현장과 연계한 교과과정 개편, 산업체 인턴십 확대, 채용연계형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곧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셋째, ‘기술창업 허브 조성’이다. 창업 아이디어 발굴, 기술 검증, 시제품 제작,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제품 제작소, 메이커스페이스, 특허 컨설팅 공간 등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넷째, ‘직업·평생교육 체계 구축’이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직무 전환 수요와 중장년층의 재교육 수요에 대응하는 교육 모델도 추진 중이다. 디지털 전환, 스마트 농업,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공정 등 산업현장에서 직접 수요가 있는 평생학습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협력한 지역 맞춤형 직업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다섯째, ‘대학 주도형 지역현안 해결 체계 구축’이다. 교수, 지자체 공무원, 지역주민, 기업인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G-Lab(지역현안 공동연구소)’을 구축하고 환경, 교통, 보건, 돌봄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지역 밀착형 해결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과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고 봉사하는 ‘CITIZEN 프로젝트’를 통해 다문화 이해와 지역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실천적 모델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과 중장기적인 재정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원대는 ‘강원1도1국립대학’을 통해, 지역별 캠퍼스가 지역 수요에 맞춰 고유한 교육·연구 기능을 특성화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하나의 전략 아래 조율되는 분권형 멀티캠퍼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강원RISE와의 연계를 통해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RISE’와 ‘강원1도1국립대학’이 함께 만들어낼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강원대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지역혁신의 허브’로서 강원의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가는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