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무관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확실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은 해당 의혹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대선 공작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라는 질문이 나오자 "리박스쿨 의혹은 그냥 있는 일이 터진 것이다. 국민의힘이 그 실체를 부인할 수 있겠나"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는 "리박스쿨에서 돌봄교사 양성을 빙자해 자격증을 엉터리로 주며 댓글을 쓰게 했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그 행위를 과연 누구 때문에 했으며, 그 행위가 누구에게 이익이 됐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칭찬하고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치적 공격을 가한 것으로, 그 이익은 고스란히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취했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리박스쿨 관련자들이) 엉터리 회견도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이익이 귀속된 국민의힘의 전력을 보면 국민의힘이 실질적 배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과거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이라고 있지 않았나. 또 국가기관을 동원한 '국정원 댓글 조작'도 있었다. 댓글조작의 DNA를 가진 게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엉뚱한 얘기를 끌어들여 허수아비를 만들어 공격하는 게 국민의힘의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이런 의혹에 대해) 그들이 설명해야 하지않나. 뜬금없이 다른 얘기를 하지 말고 본질적인 얘기를 해야 한다. 리박스쿨과의 관계를 분명히 밝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는 유세 직전 진행한 유튜브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의혹을 겨냥해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내란 행위"라며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저는 제 실력을 성과로 증명하면서 지금까지 왔다"며 "국정을 지금보다 몇 배는 잘해 더 나은 세상을 보여드리고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실력이 없고 충성심이 없으면 결국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편가르고 거기에 의지해 상대를 탄압하고, 심지어 국민끼리 싸우고 혐오·증오하게 한다. 그게 국민의힘의 정치 행태"라며 "이런 나라는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자신도 있고 실력도 증명해온 만큼 굳이 편을 갈라 일부에 의지하고 남은 일부를 탄압하는 정치를 할 필요가 없다"며 "상대들이 비록 저질스럽게 편을 짜고 음해하고 조작을 하더라도 우리는 작은 차이를 넘어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위대한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저는 '반통령'이 아닌, 대통합을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번영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민주열사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실"이라며 국가를 위한 특별한 헌신엔 합당한 대우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기본 책무는 애국심을 명예롭게 지켜드리는 일"이라며 "독립, 호국, 민주를 보훈의 세 축으로 삼아 인식과 처우를 개선하고 헌신에 걸맞은 예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정치와 이념을 넘는 보훈으로 국민 통합의 길을 열겠다"며 "국가보훈위원회의 위상과 기능을 정상화해 보훈 정책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독립기념관 등 보훈 공공기관의 임원은 대표성과 역사성을 고려해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훈 행사는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국민통합의 장이 되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광복 80주년 기념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해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유공자의 건강을 빈틈없이 살필 것"이라며 "보훈병원이 없는 지역의 경우 공공병원을 활용해 보훈병원에 준하는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준보훈병원'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보훈병원 전문 의료진도 늘리고, 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것"이라며 "보훈병원 방문 진료사업을 확대 개편해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한 의료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보훈급여금과 수당체계를 재정립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현실적 보훈보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부양가족수당 지급 대상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상이등급이 낮은 분들의 보상금 추가 인상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전유공자가 돌아가신 이후 정부 지원이 중단돼 생계를 걱정하는 저소득 고령자 유족들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지자체별 보훈명예수당의 격차를 줄이고, 고령 국가유공자를 위한 맞춤형 종합대책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남은 이틀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선명성을 내세우는 동시에 '통합과 회복 성장'을 한층 부각하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후보는 우선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며 우위 굳히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계엄·탄핵 정국에 이어 조기 대선 정국이 쉼 없이 펼쳐지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후보는 그간 '내란 단죄'를 공언하면서도 중도로 외연 확장을 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그러다 막판으로 갈수록 이 후보가 더욱 선명한 발언들을 쏟아내는 것은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이 후보 캠프 내에서는 리스크 최소화 차원에서 후보의 연설 등 발언을 줄여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오히려 이 후보는 유튜브 인터뷰 출연을 추가로 잡으며 발언을 늘리고 있기도 하다.
기성 언론 매체보다는 지지자들이 많이 보는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택해 반복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며 세 결집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동시에 '합리적 중도 보수'를 자임하며 경제와 안보 등 정책 면에서 실용주의적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다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거나, 경제는 민주당이 더 잘한다며 코스피 5,000시대를 만들겠다는 공약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국민의힘에 실망했거나 반(反)이재명 우려에 마지막까지 결정을 유보한 채 투표에 소극적인 중도·부동층을 한명이라도 끌어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후보는 민생·경제·외교 회복을 위해 내란 종식은 기본 전제 조건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결국 내란 종식과 민생·경제를 동시에 외치는 강온 전략이 전통적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에도 충분히 소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일관된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인물론을 부각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선 당 대표를 역임했고 특히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석패한 뒤 여러 부침을 겪으며 한층 성숙한 '유능하고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는 전략이다.
특히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내란 옹호', '윤석열 아바타'라고 규정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혀 남은 기간 이같은 공세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난 대선에서 밀린 서울과 충청 표심을 끌어오고, 영남 지역에서도 이전보다 지지를 높여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마지막 남은 이틀 간 주요 승부처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 후보는 마지막 주말은 충청과 영남을, 선거 운동 종료일인 오는 2일에는 서울 등 수도권을 공략한다.
민주당은 사전투표가 평일에 치러졌음에도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정권 심판 열망이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막판 보수 결집을 경계하며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총력전을 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