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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핫플레이스] 강원도 고성 화진포, 바다·호수·역사를 한눈에

바다와 호수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
역사적 장소 많아 다양한 볼거리
해양 지식 접할 수 있는 박물관까지

반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바다에 간다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바다와 숲, 호수, 역사적 명소까지 모두 한 곳에서 마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에는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국내 최고의 석호이자 동해안 최대의 자연호수인 화진포다. 바다와 호수가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그곳, 화진포로 초대한다.

◇응봉에서 내려다 본 화진포의 전경. 사진=최두원기자
◇화진포 해수욕장 전경. 사진=최두원기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화진포=1971년 강원도 기념물로 지정된 화진포는 72만평, 호안선 길이는 16㎞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의 석호다. 호수 주위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까지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예로부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화진포는 조선시대 이중환의 택리지에 한자 울 ‘명’자와 모래 ‘사’자를 써 ‘명사’라는 말로 기록돼 있기도 하다.

화진포에는 잉어, 숭어, 향어, 붕어, 가물치 등의 어족 자원이 풍부하고 겨울철에는 천연기념물인 고니와 같은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룬다. 새하얀 고니 떼가 화진포에 내려 앉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백조의 호수’라는 말을 자연스레 떠오르게 만든다. 화진포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과 함께 갈대 숲 속 풍부한 먹이도 보유하고 있어 철새들에게 알맞은 휴식처가 되곤 한다.

화진포가 겨울 철새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했다면 여름에는 관광객을 위한 훌륭한 피서지로 탈바꿈한다. 호수와 바다 사이에 위치한 화진포 해수욕장은 매년 여름 1만여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인기 피서지다. 화진포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수 만년 동안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모나즈 성분 모래로 구성돼 있으며 모래를 밟으면 소리가 나고 개미가 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 해변의 수심은 물이 깊지 않고 맑은데다가 거북섬이라고도 불리는 금구도가 한눈에 들어와 절경을 자랑하는 해수욕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 외부 전경. 사진=최두원기자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 내부 전시관의 모습. 사진=최두원기자
◇이승만 별장 외부 전경. 사진=최두원기자
◇이승만 별장 내부 모습. 사진=최두원기자
◇이승만 별장에서 바라본 화진포 호수의 모습. 사진=최두원기자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주변경관이 빼어난 화진포는 예로부터 유명 인사들의 별장이 많이 자리 잡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 중 한 곳이 이승만 별장으로 불리는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이다.

이곳에는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 건물과 별장 복원 건물이 3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각기 다른 위치에 있다. 실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사용하던 별장은 현재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 건물이 있는 위치에 있었다. 다만 해당 별장은 1960년까지만 사용된 후 폐허가 돼 철거, 육군이 건물을 재건해 관사로 사용해 왔다. 이후 1997년 육군이 새로운 위치에 별장 원래의 모습을 본뜬 건물을 지어 역사적 자료와 유품을 전시해왔다. 2007년에는 고성군이 육군복지단과 관사로 사용되던 건물을 보수하고 서울 이화장으로부터 자료를 추가로 기증 받아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으로 개관해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별장 외관은 허름하고 단출해 보이지만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주변의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호수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부는 침실과 집무실로 쓰이던 방 두 개, 거실로 구분돼 있고 기증받은 물품들도 있어 이승만 전 대통령이 기거하던 시절 그대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기붕 별장 외부 전경. 사진=최두원기자
◇이기붕 별장 내부 모습. 사진=최두원기자

■이기붕 별장=이승만 별장 인근 호숫가에 위치한 이기붕 별장은 1920년대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건축됐다.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에는 북한 공산당 간부 휴양소로 사용돼 오다가 6.25전쟁 휴전 후 부통령이었던 이기붕의 아내 박마리아가 개인 별장으로 사용했다. 당시 박마리아는 인근 대진읍에 대진교회를 세우고 자주 이곳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999년 전시관으로 개수돼 현재까지 일반인들에 공개되고 있다. 별장은 담쟁이덩굴과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분위기를 풍긴다. 소박한 외관과 마찬가지로 내부 역시 화려하지는 않다. 건물 안쪽에는 집무실과 응접실 등이 갖춰져 있으며 주전자, 촛대, 문갑 등도 보관돼 있다.

◇화진포의 성 김일성 별장 외부 전경. 사진=최두원기자
◇김정일이 소련군 정치사령관 레베제프 소장의 아들과 김일성 별장 입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 사진=최두원기자
◇화진포의 성 김일성 별장 내부 전시관. 사진=최두원기자
◇화진포의 성 김일성 별장에서 바라본 화진포 해수욕장 전경. 사진=최두원기자

■화진포의 성=화진포는 38선 이북에 위치한 지역이다 보니 이곳에서는 북한 인물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 소련군정과 북한의 영토였던 화진포에는 일명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는 화진포의 성이 자리 잡고 있다. 화진포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원통형 2층 석조건물인 화진포의 성은 1935년께 선교사 셔우드홀에 의해 지어졌다.

1948년부터 1950년까지는 김일성이 아내 김정숙과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와 함께 여름 휴양지로 사용했으며 공산당 간부들도 이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48년 8월 당시 6살이던 김정일이 소련군 정치사령관 레베제프 소장의 아들과 이곳 입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 아직까지 남아 있기도 하다.

이후 1964년에는 우리나라 육군에서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재건축했고 1995년 개·보수를 거쳐 장병들의 휴양 시설로 사용해 왔다. 현재는 내부에 6.25전쟁과 북한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2층에는 김일성 부부의 침실과 옷이 전시돼 있고 베란다를 통해 화진포 해수욕장의 절경도 내다볼 수 있다.

◇화진포 해양박물관 전경. 사진=고성군 제공
◇화진포 해양박물관 입구. 사진=최두원기자
◇화진포 해양박물관 패류동 내부 전시관의 모습. 사진=최두원기자
◇화진포 해양박물관 수족관동 내부 터널형 수조의 모습. 사진=최두원기자
◇화진포 해양박물관 수족관동 내부 터널형 수조의 모습. 사진=최두원기자

■화진포 해양박물관=해안가라는 지리적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이곳 화진포에서는 화진포 해양박물관을 통해 고성 앞바다에 서식하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을 생생하게 접해볼 수 있다. 패류동과 수족관동으로 구성된 화진포 해양박물관에서는 해양 생태 전시 관람부터 디지털 체험까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먼저 패류동 1층에는 패류의 진화와 생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를 비롯해 고성 바닷속 풍경을 배경삼아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2층에서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시스템을 통해 가리비, 전복, 문어의 생존법을 체험할 수 있고 바다의 보석이라 불리는 진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도 있다. 이어 3층으로 올라가 보면 호수와 바닷가를 조망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카페 그리고 수족관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연결다리가 있다.

연결다리를 따라 넘어간 수족관동에서는 화진포의 독특한 생태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성의 대표 어종 전시와 고대 생물 3D 애니메이션, 디지털 스케치, 터널형 수조 등을 통해 다양한 해양생물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수조에서 고성의 바다 생물들을 실제로 관찰하고 디지털 전시를 통해서는 저마다의 상상 속에 있는 바다를 만나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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