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천】최전방 접경지역인 화천군 주둔 장병 상당수가 깨끗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고 있다.
화천군 조사 결과 지난 2023년 기준 상수도 보급률은 군부대 33%, 일반주민 69%로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국가 상수도 보급률 99.4%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화천군은 지역 주민과 군장병을 아우르는 민군 통합 상수도 설치 계획을 이미 5년 전인 2020년 환경부로부터 승인받았지만 막대한 예산 등으로 인해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장병들이 정수된 수돗물을 마음껏 마시지 못한다는 사실은 국가안보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는 곳의 장병들은 주로 관정을 뚫고 지하수를 이용하거나 계곡물을 정수해 식수로 사용 중이다.
하지만 장마철 급수원이 범람하면 식수 사용 자체가 어려워지고 지하수는 각종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유입될 위험이 커 장병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유사시 적에 의한 식수원 오염 우려도 크다.
화천군이 추진 중인 민군 통합상수도 사업은 오는 2032년까지 총 1,014억원을 투입해 통합 취수장과 정수장을 건설하고 송·배수관로를 설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하루에 1만7,000톤의 안전한 수돗물이 37.5㎞의 관로를 통해 장병 1만5,000여명, 주민 3,200여명에게 공급될 수 있다.
현재 사업 1단계인 취수지 이전 예산 120억원만이 확보돼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2단계 사업인 통합 정수장 증설과 송수관로 설치 예산 894억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화천군은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국방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총사업비 규모가 화천군 1년 예산의 20%를 넘을 정도로 큰 사업이어서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국방부가 사업비 일부라도 분담해 조속히 민군 통합 상수도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최문순 군수는 “장병 모두가 각 가정에서 누구보다 귀하게 자라온 금쪽같은 자식”이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복무 중인 군인들에게 깨끗한 물조차 주지 못한다면 누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려 하겠나”고 했다.
이어 “더구나 수천여 세대의 군인 아파트 건립도 예정돼 있는 만큼 민군 통합 상수도 설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