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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토종연어 목장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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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초심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여우는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뜻이다. 이는 여우가 생전에 살았던 곳에 대한 깊은 애착과 그리움을 나타내는 행동이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갖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상징하기도 한다. ▼연어는 대표적으로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물고기다. 특히 양양남대천은 우리나라 토종연어인 첨연어(Chum Salmon)의 대표적인 부화지로 유명하다. 여기서 태어나 두세 달 정도 자란 어린 연어는 동해로 나가 북태평양, 더 멀리는 알래스카만까지 가서 먹이활동을 하며 성어로 자란다. 2~4년 후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양양남대천으로 돌아와 암컷은 알을 낳고 수컷은 알에 방정을 하고 그들의 고된 생을 마감한다. 돌아오는 거리가 길게는 2만㎞까지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연어의 회귀본능에 대해 몇 가지 과학적인 연구나 주장이 있다. 하나는 유전자에 의한 본능이다. 유전자 자체에 자신이 태어난 곳의 환경이 새겨져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오는 능력을 갖게 된다. 두 번째는 고도로 발달한 후각 시스템이다. 연어는 태어났을 때부터 자신이 사는 물의 화학적 특징을 기억하고 성어가 돼도 이를 잊지 않고 모천으로 되돌아온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이 연어의 자기장 감지능력이다. 자기장을 감지해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어디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체내GPS를 가졌다고 할까. ▼우리나라 동해안을 연어목장화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와 동해생명자원센터가 울릉도 앞바다에 어린 연어 10만 마리를 방류한 사업이다. 동해안에 연어가 충분히 서식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사업 배경이다. 산란기 연어의 짧은 거리 이동으로 회귀율을 높이고 토종연어의 개체 수 증가가 목적이다. 전문가들도 식량자원으로서 토종연어가 대서양연어와 비교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양양남대천에서 태어난 토종연어가 동해안에서 자라 다시 돌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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