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 숙박·음식점업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내수 부진이 전혀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국내 정치적 혼란 등에 따른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 103.8(2020년=100)로 1년 전보다 3.8%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 5월부터 감소양상을 보이며, 22개월째 단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강원지역도 역대급 경기 한파로 숙박·음식점업의 생산이 얼어붙었다. 지난해 4분기 도내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전분기보다 8.0% 줄어든 136.8로 집계됐다. 강원지역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지난해 2분기부터 증가해 왔으며, 같은해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8.5% 늘었다. 하지만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 확산 등의 여파로 올들어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음식점업의 경우 줄폐업이 이어졌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해 도내 일반음식점업 3,176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2,729곳)보다 16.4%,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2,187곳)보다도 많은 숫자다. 일반음식점업 폐업은 2013년(3,460곳) 이후 11년만에 3,000곳을 넘기며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업계 취업자도 줄었다. 올 1분기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16만8,000명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동분기 19만1,000명보다 2만3,000명 감소했다. 또 올해 1월부터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오르는 등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부터 7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조기 대선, 미국의 막무가내식 관세 폭탄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소비 심리가 약해지고 있어 내수 부진이 고용 위기로 악순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부진이 계속된 상황에서 미국 관세 폭탄으로 기업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더 강한 자영업 불경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