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와 이에 따른 미중 갈등 격화 우려에 금융시장이 다시 대혼돈에 빠졌다.
9일 코스피는 1년 반만에 2,300선 아래로 물러섰고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0.53포인트(1.74%) 내린 2,293.70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종가가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0월31일(2,293.61) 이후 1년5개월여 만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4.24포인트(0.18%) 내린 2,329.99로 출발한 뒤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우선 협상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에 힘입어 오전에는 2,320선 인근에서 선방했다.
그러나 상호관세 발효 시점인 오후 1시를 기해 2,3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장중 한때 2,280대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미 전날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10분께 1,487.5원까지 치솟았다. 오전 11시15분께 1,476.9원까지 주춤했으나 다시 상승 폭을 키워 오후 내내 1,480원 선을 웃돌았다.
이날 환율 상승에는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영향을 미쳤다. 세계 경제 불안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통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한 리더십 공백 속에 대외 악재가 끊이지 않아 환율이 조만간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마저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이 장기화하면 환율도 1,500원대를 지속하면서 뉴노멀 수준의 가격을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