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쓰레기 덮인 배전함…방치된 화재 시한폭탄

5년간 강원도 내 배전함 화재 186건…22억 피해
‘특고압 케이블 위험’ 스티커 외면…쓰레기 뒤덮여

◇9일 오전 춘천시 퇴계동의 한 배전함. 생활 쓰레기와 불법 투기물 등으로 둘러 쌓여 있어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진=손지찬 기자

◇9일 오전 춘천시 퇴계동의 한 배전함. 생활 쓰레기와 불법 투기물 등으로 둘러 쌓여 있어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진=손지찬 기자

도심 곳곳에 설치된 배전함이 불법 폐기물과 각종 쓰레기로 뒤덮이면서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오전 춘천시 퇴계동 일대에 위치한 배전함은 불법 투기물로 가득했다. 배전함은 고압 전기를 가정이나 건물에 적절히 분배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장치 내·외부에는 열이 발생하고, 스파크가 튈 수도 있어 ‘위험’을 알리는 경고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배전함 근처에는 종량제 봉투를 비롯해 목제 가구, 스티로품, 플라스틱, 종이 상자 등 불에 잘 타는 쓰레기가 더미를 이루며 방치되고 있었다.

인근 산책로를 자주 찾는다는 박진수(40)씨는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종이 박스 등 가게 쓰레기를 배전함 주변에 버리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며 “인도를 걷다 불이라도 나면 큰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춘천에 거주하는 이효선(여·38) 씨는 “배전함이 크고 네모반듯하게 생겨서 쓰레기를 올려놓거나 기대 놓기 딱 좋은 구조인 것 같다”며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 있으니 사람들이 쉽게 쓰레기를 놓고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씨는 “화재 위험이 있는 만큼 안전의식 재고가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강원도에서 발생한 배전반·분전반 화재 건수는 186건에 이른다. 이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는 22억3,897만4,000원에 달하며,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전기가 집중되는 배전함에 오염 물질이 들어가면 합선 등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큰 불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밤 춘천시 퇴계동의 한 배전함. 생활 쓰레기와 불법 투기물 등으로 둘러 쌓여 있어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진=손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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