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취 상태로 경남 창원시 한 도로에서 지난 8일 레미콘 차량을 몰다 인근 주택을 덮쳐 70대 거주자를 숨지게 한 60대 운전사 A씨가 두 달 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취소 절차를 밟고 있던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사건을 조사 중인 마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에도 술을 마시고 마산회원구 내서읍 한 도로를 운전하다가 중앙선 침범해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있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면허취소 절차를 밟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임시 운전면허를 발급 받아 지난 8일 만취 상태에서 레미콘 차량을 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음주 운전으로 면허취소가 확정되기 전에 임시 운전면허로 운전해 무면허 혐의는 현재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사고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치 3배를 훌쩍 뛰어넘는 0.3% 이상으로 확인됐다.
A씨는 "사고가 나기 전날 초저녁에 지인과 술을 마시고 귀가해 잠시 자다가 깬 뒤 다시 잠이 오지 않아 사고 당일 새벽 4시까지 소주 2병을 마셨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사고 당일 오전 8시께 출근한 A씨는 레미콘 차량으로 함안 칠원읍 한 공장에서 시멘트를 싣고, 창원시 의창구 한 상업시설 신축 공사장에 옮기는 일을 했다.
그는 사고 직전에도 몇 차례 공장과 공사장을 왕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낮 12시 40분께 마산회원구 회성동 창원교도소 옆 회전교차로에서 26t급 레미콘 차량을 몰다 도로 연석과 1t 화물차를 충돌한 뒤 인근 시멘트 블록으로 지어진 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주택 내부에 있던 70대 남성이 숨졌다.
사고 충격으로 머리에 열상을 입은 A씨는 병원에 이송돼 봉합 치료를 받은 뒤 같은 날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A씨의 정확한 음주량과 구체적인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한 뒤 9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