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월】1980년 사북사건 당시 서로 맞섰던 광부들과 진압 경찰들이 45년 만에 다시 만난다.
영화 1980 사북(감독:박봉남)의 제작사 느티는 20일 오후 4시 영월시네마에서 1980년 당시 사북에 투입됐다 피해를 입은 진압경찰 등을 초청한 가운데 특별 상영회를 개최한다.
영화 상영 후에는 영월경찰서 순경으로 사북사건 현장에서 큰 부상을 당했던 전직 경찰 진문규(72)·이종환(74)·최병주(85)씨와 사북사건 당시 광부대표로 활동했던 이원갑(84) 사북항쟁동지회 명예회장 등이 무대에 올라 감독과의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특히 영화상영회를 계기로 45년 만에 만나는 사북의 광부와 진압 경찰 사이에 화해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영월특별상영회와 21일, 26일, 27일 고한씨네마에서 열리는 정선초청상영회는 사전 신청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사북사건은 비상계엄령이 내려졌던 1980년 4월 정선 사북(주)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노조지부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광부들에게 경찰 지프차가 돌진해 치명상을 입힌 것을 계기로 일어난 대규모 유혈사태이다.
이 과정에서 영월경찰서 이덕수 순경이 사망하는 등 무리한 진압에 투입된 다수의 경찰이 피해를 입었고, 광부와 부녀자 28명이 군사재판에 회부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황인욱 정선지역사회연구소장은 “사북에서 대립했던 광부들과 경찰들이 45년 만에 처음으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사건의 진상에 대한 은폐와 왜곡으로 피해자들에게 불명예를 안기고 수십 년 동안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게 만든 당국의 반성과 공식 사과가 이뤄져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작은 위로라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