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산불 진화 임도 확충 필요

윤승기 도 산림환경국장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는 봄의 문턱인 올 3월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경북과 경남 산불로 인해 산림 피해 면적을 비롯해 주택 및 인명 피해도 역대 최대의 피해를 불러온 산불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이번 사태에 대하여 벌써부터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으며, 산불이 진화되고 나면 여러 가지 개선 방안에 대하여 갑론을박의 논쟁이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림녹화는 국가와 국민의 관심과 애정으로 이뤄낸 맨손과 맨발의 역사다. 하지만 녹화에 성공하여 울창하게 된 산림이 건강한 숲의 기준은 아니다. 고령화된 숲은 재해에 취약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이나 집중호우 시에 피해 규모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여 증가하고 있다.

재해에 강한 숲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임목 수확 등을 통하여 어린 숲부터 어른 숲까지 고루 분포하는 숲 구조를 만들어 건강한 숲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해에 대비한 시설도 필요할 것이다. 그중 꼭 필요한 것이 임도 확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임도는 1986년 처음 시설된 이래 산림경영·관리, 농산촌 진입을 위한 필수적인 기반시설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으며, 또한 산불, 산사태, 병해충 방제 등 산림재해에 신속히 대처하고 때로는 산악사고 발생 시 인명구조에 기여하기도 한다.

특히 산불 발생 초기, 발화지점에 진화인력과 차량이 신속하게 접근해 대형 산불로 확대되기 전에 초동진화가 가능하며 산불 특성상 야간에 진화헬기 투입이 어려워 인력으로 진화시 임도가 설치돼 있으면 진화인력과 장비의 이동이 휠씬 더 용이하다.

2019년 4월4일 발생한 인제 산불은 진화차량 진출입과 방화선 역할을 하는 임도가 없어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고성·속초, 강릉·동해 산불 진화에 비해 4배 이상 더 걸렸다. 반면 2022년 3월 발생한 울진 산불 당시 강풍을 타고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앞까지 접근했을 때에 임도주변에 인력장비 등을 집중 투입하여 산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산불 진화 시에 인력·장비의 신속한 접근과 안전 확보를 위해 방화선 역할을 하는 임도의 시설 확충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유용한 임도이지만 국내 임도밀도는 4.2m로 이는 국내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 24m, 임업선진국인 독일 54m 등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특히 우리 강원자치도 소관 임도는 3.7m로 더 열악한 실정이다.

이에 도에서는 1984년부터 2024년까지 1,746㎞ 임도를 신설하였고 2025년에도 73㎞(사업비 217억원)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2026년부터 2030년까지 459㎞(사업비 1,365억원)를 신설할 계획이다.

특히 대형화되는 산불을 대비하여 현대화된 진화장비를 활용하기 위하여 대형 장비의 진입을 위한 도로 폭을 넓게 하는 산불진화임도를 개설하는 사업을 최근에 시작하였다. 이번 경남, 경북 산불의 대형화를 지켜보면서 우리 도의 임도 확충에 획기적인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산림에 인위적으로 임도를 개설하는 것에 일부 부정적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이 있듯이 기후변화로 대형화되어 가는 산림재해에 대응하기 위하여 꼭 필요하며, 도에서는 앞으로도 친환경적이고 재해에 강한 임도가 개설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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