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체류인구 12배, 강원도 인구 감소의 새 돌파구로

강원특별자치도의 인구 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 낮은 출산율, 고령화라는 구조적 한계는 지난 수년간 강원도 시·군을 소멸 위기 지역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의 생활인구 통계는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등록인구보다 무려 12배 가까이 많은 체류인구, 이는 위기 속 기회이자 강원도의 미래를 다시 그릴 수 있는 출발점이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와 등록외국인 등 기존의 정주 인구 개념을 넘어 ‘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체류자들을 포함한 새로운 인구지표다. 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강원특별자치도 내 12개 인구 감소 지역 시·군의 생활인구는 약 610만명에 달했다. 이 중 체류인구가 562만명으로 등록인구의 11.8배에 이르렀다.

양양군의 체류인구는 무려 28.2배로 전국 1위를 기록했고 고성, 평창, 정선, 홍천 등도 전국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여름철 휴가 수요가 집중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수치는 결코 일회성 현상이 아니다. 이는 강원도가 여전히 매력적인 공간이라는 증거다. 지속적인 인구 유출과 지역 소멸 위험에 직면한 강원특별자치도에게 이 같은 체류인구의 유입은 단순한 숫자의 의미가 아니다. 그동안 인구정책은 정주인구 확대에 초점을 맞춰 왔다. 청년 유입, 출산 장려, 귀농·귀촌 확대 등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제는 체류인구의 흐름에 주목하고 이들을 실질적인 지역 활성화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체류인구 증가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력을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체류인구는 소비자이자 지역문화의 잠재적 지지자다. 음식, 관광,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다시 돌아오고, 나아가 일정 기간이라도 지역에 ‘반복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강원도는 지금이야말로 체류인구의 재방문과 장기 체류를 위한 전략을 재정비할 때다. 우선 지역별로 체류 목적과 유형에 따른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양양과 고성처럼 계절 관광지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사계절 체류형 관광자원과 테마별 체류 공간을 육성해야 한다.

평창은 스포츠, 정선은 전통문화, 홍천은 치유·힐링 중심의 콘텐츠로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또한 장기 여행자, 재택근무 인구 등 새로운 유형의 체류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중장기 체류 인프라’ 구축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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