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건조한 날씨 속에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닷새째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의성 산불 현장에서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해 기장 A(73)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헬기에는 기장만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1분께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추락한 헬기는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소속 담수용량 1천200ℓ의 S-76 기종 임차 헬기로 1995년 7월 생산돼 30년 가깝게 운항했다.
헬기를 몰던 기장은 추락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노란색 헬기 한대가 떨어졌다는 목격자 신고가 있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사망자 인적사항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헬기 운항 재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이날 낮 진화 헬기 추락으로 잠정 중단했던 소방헬기 운용을 오후 3시 30분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했다.
헬기 재투입은 추락한 헬기와 다른 기종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산림청은 대형 산불 진화의 시급성 등을 감안해 조종사들의 의견을 확인했고, 임무 투입에 동의한 조종사에 한해 진화에 투입했다.
사고 헬기와 같은 기종(S-76)인 23대에 대해서는 헬기 보유사의 자체 안전 안전점검을 거쳐 이상이 없으면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추락 사고 뒤 헬기의 운용이 중단되자 경북 의성군 사곡면 신감리 일대의 산불이 의성읍 방향으로 급속하게 번졌다.
또 청송군에서도 주왕산면, 부동면, 현동면, 현서면, 안덕면 등지로도 불이 급속하게 번지면서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하는 재난 문자가 다시 발송되기도 했다.
경북 북동부 산불현장에서는 이날 모두 80여대의 헬기가 투입됐다.
한편, 경북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확산한 초대형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19명으로 늘었다.
산림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안동 3명, 영덕 7명, 영양 6명, 청송 3명으로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이날도 기상상황은 나빠 오전 6시 기준 경북 전 지역에 건조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차차 바람이 강해져 오후부터는 순간풍속 초속 2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의성 산불 전체 진화율은 68%로, 산불영향 구역은 1만5천185ha로 추정된다.
전체 화선 279㎞ 가운데 불길이 잡히지 않은 곳은 87㎞ 구간이었지만, 산림 당국은 밤사이 화선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야간 지상 진화인력을 배치해 민가로 향하는 산불을 최대한 저지했지만, 밤사이 산불이 확산했다"며 "정확한 화선과 진화 구간을 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