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12·3 비상계엄'으로 국회가 탄핵소추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파면 선고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헌재의 선고가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지연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잠들지 못하고 계시다. 해외에서도 대한민국의 혼란상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성장률도 폭락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헌재가 박성재 법무부 장관 탄핵 심판 변론까지 시작하면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늦추고 있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탄핵 최우선 심리'를 말하던 헌재가 다른 사건 심리까지 시작하며 선고를 지연하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 파면 신속 선고를 요구하며 단식을 8일째 이어가던 민형배 의원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민 의원의 쾌유를 빈다"며 "간밤에 몰아친 추위에, 광주 당원동지의 비보까지 접하셨을 것을 떠올리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 풍찬노숙하지 않고 이제 마음 편히 잠드실 수 있도록, 더 이상 곡기 끊는 분들이나 목숨을 잃는 분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국정 혼란을 끝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의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이 끝난 지 오늘로 22일째"라며 "윤석열 파면으로 민주주의와 국격을 회복해야 한다. 신속히 선고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오늘은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93일째 되는 날"이라며 "특히 최후변론 후 벌써 3주째인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후변론 후 선고까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걸린 것에 비해 숙고의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며 "숙고의 시간을 넘어 지연의 시간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는 명운을 걸고 신속한 파면 결정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회는 신속한 선고 기일 지정 신청, 사무처장 국회 출석 요구 등 다양한 방식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일주일째 국회∼광화문 도보 행진에 나선 뒤 시민단체 주도의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하는 등 장외 투쟁을 이어간다.
3선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란 행위,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천개입 의혹 등 '윤 대통령의 파면이 필요한 이유 100가지'를 열거하기도 했다.
선고가 정치권의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당 안팎의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선고 일정이 내주로 밀릴 경우 오는 2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항소심 선고 일자와 겹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탄핵소추단 관계자는 "다음 주로 넘어가면 재판부 내부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차라리 변론 재개를 해서 양측에 쟁점을 묻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일부 재판관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관련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해 늦어진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이 대표 항소심 선고일을 넘기려는 의도는 아닌지 걱정도 든다"고 했다.
당 관계자 역시 "적어도 21일엔 8대 0 또는 7대 1로 파면 선고가 날 것으로 본다"며 "이번 주 안에 선고하지 않으면 국민의 큰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변론 종결 20일째를 맞은 이날까지 윤 대통령과 국회에 선고일을 통지하지 않았다. 통상 2~3일 전 선고일을 고지하는만큼 이번주 초반 결론을 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주 후반인 20일 또는 21일 선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미 변론종결 후 3주 가량 평의를 이어왔고, 사회적 혼란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번주에는 결론을 지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이번주 좀 더 논의를 거쳐 다음주 선고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회와 윤 대통령 양쪽이 제기한 쟁점이 워낙 많아 평의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관들은 쟁점별 검토를 마치는 대로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의 고심이 깊어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각계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올들어 거의 매 주말마다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계속됐고, 국회도 이를 둘러싼 갈등에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