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학생 수 적어 내신 불리한 지방 고교생, 정상인가

강원도 일반고 평균 128명 전국 최저
학생 수 적을수록 최상급 등급 가능성 희박
내신 선정 방식 지역 특성 맞게 조정돼야

강원특별자치도 내 일반고의 학년별 평균 학생 수가 전국 최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강원지역 학생들이 대입 내신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행 9등급제 내신 체계에서는 학생 수가 적을수록 최상위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는 지방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026학년도 기준 강원도 일반고의 평균 학생 수는 128.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경기(278.7명), 서울(251.7명) 등 대도시 지역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학교당 학생 수가 4명 이하인 경우 1등급이 아예 배정되지 않는다.

1등급은 상위 4%에 돌아가는데, 학생이 100명이면 4명이 1등급을 받지만 30명이라면 단 1명에 그친다. 이러한 내신 체계의 불균형은 지방 고교생들에게 수도권 학생들과 동등한 경쟁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학부모들은 내신 경쟁에서 유리한 환경을 찾아 수도권으로 이주하거나 특정 학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지방의 교육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보장해야 할 국가 정책이 오히려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2028학년도부터 내신 등급제가 5등급제로 개편될 예정이지만 이 또한 지방 학생들의 불리함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학생 수 격차가 지속되는 한 내신 등급제 개편만으로 공정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 우선, 지방 일반고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내신 산정 방식을 지역 특성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즉,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의 경우 최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대학 입시에서 내신 등급 외에도 정량적 평가 요소를 강화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수능 및 대학별 고사 비중을 높이거나 지역 인재 특별전형을 확대해 지방 학생들이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 또한 지방 학생들의 내신 불리 문제를 감안해 전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일부 대학에서 시행 중인 고교별 학생 수를 고려한 내신 반영 방식이 보다 확대 적용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지방 학생들이 교육 기회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교육의 공정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한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지방 고교의 존립 기반은 더욱 약화되며 이는 결국 강원도를 비롯한 지방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평가를 받는 교육 체계가 과연 정상인가. 강원 지역 학생들도 동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현실에 맞는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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