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부터 17일까지 도내 산지 곳곳에 눈과 추위가 이어지며 봄나물 농사를 앞둔 농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3월 하순에서 4월 초 시작될 산나물 출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눈과 추위에 생육 부진이 눈에 띄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농민들은 출하 시기마저 늦춰야 할 상황에 놓이면서 농가 소득 감소 등 2차적인 피해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제에서 산마늘과 곰취 등을 재배하는 송모(58)씨는 4월 초 출하를 일찌감치 포기, 하우스 산마늘과 곰치 재배에 집중하기로 했다. 인제군 산지 일대에 연이어 눈이 내리면서 노지 재배는 물론, 하우스 재배 작물조차 생육이 부진해 출하 준비를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송씨는 "원래 이맘 때면 노지 밭이 파래야 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아예 싹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강원지역 산채는 남부지방 작물을 출하하기 전 시기에 일찍 팔아야 소득으로 전환하기 쉬운데, 올해는 여러 모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평창에서 산양삼 등을 재배하는 김모(63)씨도 출하를 늦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눈과 추위가 이어지며 산채나물이 지난해 만큼 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 시기에 눈이 오면 명이 이파리가 손상되고, 올해는 아직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나오는 등 막 생육을 시작해 빠른 출하는 어려울 것 같다"며 "남부지방은 한번 작물이 자라기 시작하면 빠르게 자라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번 눈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강수, 강설 피해에 대비한 농작물, 시설물 사전점검과 예방조치를 당부하고 있다. 기술원은 "느슨해진 하우스 고정끈을 튼튼히 매주고, 환기창을 모두 닫아 완전히 밀폐시켜 비닐과 골재가 밀착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