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제조업이 1년째 역성장을 이어가며 지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강원도의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10.1% 감소한 93.1을 기록했다. 이는 4개월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진 수치로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이 맞물리면서 제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도내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2월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어 구조적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 제조업의 부진은 업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18개 업종 중 12개 업종에서 생산 감소가 확인되었으며 의복 및 모피제품 제조업은 무려 67.7%나 급감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기계 및 장비,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생산도 30% 넘게 축소되면서 지역 산업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 생산 부진과 함께 출하 역시 줄어 올 1월 제조업 출하지수는 94.2로 전년 대비 9.2% 하락했다. 주요 산업의 생산과 출하가 동반 감소하는 것은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 문제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강원지역 제조업의 침체는 단순한 경기순환적 현상이 아니라 내수 시장의 위축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인력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제조업은 수도권과 비교해 중소기업 비율이 높고 특정 산업군에 집중되어 있어 외부 환경 변화에 더욱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원 제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정책적 노력이다.
우선,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도내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고 지역 내 생산 제품의 판로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생산품 우선 구매를 확대하고 지역 기업과 대기업 간 협력 모델을 구축해 강원 제조업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강원도 산업구조 다변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도내 제조업은 특정 업종에 편중돼 있어 충격에 취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산업,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성장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기존 제조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수적이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 혜택과 지원금 확대가 시급하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설비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R&D)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강원도는 지리적 특성상 물류비 부담이 크고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제한적인 만큼 물류 인프라 개선과 기업 유치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를 단기적인 경기 침체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