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대형 산불은 작은 부주의로부터 시작

이홍대 평창국유림관리소장

많은 국민이 2022년 3월 발생한 삼척·울진 산불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담뱃불이 원인(추정)이 되어 열흘이나 지속된 산불로 인해 서울시 면적의 30%에 달하는 산림이 소실되었고 9,000억여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최근의 산불 발생 경향은 점차 대형화, 동시다발화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발생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산림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상 요인에 따른 산불 위험도를 나타내는 산불기상지수가 최근 20년간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산불 발생 위험성은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8.6%, 2도상승하면 13.5%가 증가된다고 한다.

산림청에서 분석한 산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52024년)간 산불은 연중 발생하고 있으나 봄철(35월)에 집중 발생(65%)하고 있다. 산불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가 30.5%로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소각 23.5%, 담뱃불 실화 6.6%, 성묘객 실화 3.3% 순으로 나타나 산불 발생의 원인이 대부분 사람들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대 들어 2010년대보다 산불피해 면적은 7.8배, 대형산불은 3.7배로 산불피해 규모가 증가되었는데 대형산불의 시작은 사소한 부주의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 내 영동지역 대형산불은 봄철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고온건조하고 강한 서풍인 양간지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영동지역에 소나무 등 침엽수림이 많이 분포해 있기도 하지만, 이와 맞물려 지형 특성에 따른 계절적·기후적인 조건 때문에 그동안 많은 대형산불(1996년 고성 산불, 2000년 동해안 산불, 2005년 양양 산불, 2022년 삼척·울진 산불 등)이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산불의 발생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고, 대형화 우려가 큰 지역의 특성상 지역 주민 모두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불씨를 철저히 관리하여야 한다.

산림청은 산불 예보 시스템을 개발해 언제 어느 곳을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예측하려 노력하고 있다. 산불 확산 예측 프로그램은 발화지의 위치와 지형, 임상 등의 요인을 수집하고 시간대별 산불 확산 경로를 예측·분석하여 진화 작업과 지역 주민 대피에 도움을 준다.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상황실과 공유할 수 있는 산불상황관제시스템도 산불 진화 작업을 돕고 있다. 또한 드론은 진화와 산불 재확산 방지에서 두루 사용된다. 화선의 위치를 파악하여 산불 상황도를 작성하고 주불 진화 후에도 잔불의 위치를 파악하여 재불을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금은 산불을 조기에 발견하여 헬기와 정예화된 산불진화대원으로 초동 진화 체계를 강화했으며, 산불에 대처하기 위한 강력하고 조직적인 산불통합 지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기상 요인과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대형산불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산림청에서 보내주는 산불 발생 상황 SNS를 살펴보면 화목보일러의 재 처리 미숙에서 발생한 산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싼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주택에서는 화목보일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화목보일러에서 생긴 재는 이틀 이상 불씨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재는 반드시 재 처리 용기에 담아 완전히 불씨가 꺼진 후 또는 물을 부어 처리하여야 한다. 산불은 예방이 최우선이므로 산불 예방을 위한 국민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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