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내 대학들이 신입생들의 무더기 등록 포기로 인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추가 모집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단순한 충원율 하락의 문제가 아니라 강원권 대학의 경쟁력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특히 올해 추가 모집 인원이 지난해보다 59.2%나 증가한 것은 중대한 위기다. 2025학년도 추가 모집 인원은 761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78명보다 283명이나 늘어난 규모다. 전국적으로 추가 모집 규모가 감소하는 흐름과 대비되는 점에서 강원권 대학들은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강원권 대학들의 줄등록 포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수도권 대학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 입시에서 수도권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방 대학의 지원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권 대학에 중복 합격한 학생들이 강원권 대학 등록을 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충원율이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학령인구 감소다. 전국적으로 대학 입학 대상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지방 대학은 더욱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지방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 수 자체가 급감하다 보니 강원권 대학들의 충원율 하락이 불가피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지역경제 및 취업 문제다. 수도권 대학과 비교했을 때 강원권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취업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학생들의 대학 선택 기준에 영향을 미친다. 이제 강원권 대학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단순히 모집 인원을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확실한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각 대학이 고유의 특색을 살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지역의 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학과를 적극 육성하고,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강원권 대학들이 단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수도권 대학과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확대, 공동 학위 과정 운영, 연구 협력 강화 등을 통해 강원권 대학의 매력을 높이고 학생들의 유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한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지역 기업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의 대기업, 공공기관과의 공조도 적극 추진해 학생들이 졸업 후에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할 때 무더기 등록 포기 사태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