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의약·바이오기업들이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강원 바이오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강원도는 바이오산업을 5대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도내 410여 개 바이오기업은 1만명 이상의 종사자를 고용하며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가 현실화될 경우 도내 바이오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강원도의 바이오산업은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특히 휴젤과 에이프릴바이오 같은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하지만 이번 관세 부과 조치가 시행된다면 이들 기업뿐만 아니라 강원 바이오산업 전체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의약품은 원료 조달과 임상시험, 유통 구조가 복잡한 산업이다. 여기에 관세 부담이 더해진다면 생산 원가 상승과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하락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내 의약·바이오기업들의 수출 구조를 재점검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 중동 등의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미국 시장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때마다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맞춤형 전략이 요구된다. 그리고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유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즉,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생산 기지를 구축하거나 미국 내 제약사와의 합작 투자 및 협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현지에서 연구개발(R&D)과 생산을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긴요하다.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은 이미 이러한 방식으로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또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바이오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라 연구개발이 핵심인 첨단 산업이다. 이에 따라 강원도와 정부는 바이오기업들이 해외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수출보험 지원 확대, 연구개발 지원금 증액,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지원 등은 그 정책적 수단이다. 여기에다 1차적으로 기업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가 보강돼야 함은 물론이다.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더욱 심화될 경우를 대비해 법률 및 통상 전문가들과 협력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