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강원대와 국립강릉원주대가 ‘통합 강원대학교’로 출범한다. 이는 강원도 내 고등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로 춘천, 강릉, 삼척, 원주 등 4개 지역에 캠퍼스를 두고 운영될 예정이다. 학생 수 3만여 명, 교수진 1,400여 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국립대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통합이 단순한 물리적 결합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 발전과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면밀한 후속 대책이 있어야 한다. 우선, 각 캠퍼스의 특성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통합 강원대는 춘천캠퍼스를 교육·연구의 거점으로 삼고, 강릉, 삼척, 원주는 지역 특성에 맞춰 특성화 캠퍼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캠퍼스별 강점과 산업 연계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지역 수요에 맞춘 학과 개편과 연구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대학 거버넌스와 행정 조직의 효율적 운영이 필수적이다. 통합 강원대는 총장 산하에 각 캠퍼스를 운영할 캠퍼스총장과 대학혁신전략실을 두어 자율적인 운영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인 행정적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통합 초기에는 행정 중복과 권한 조정 문제로 인한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캠퍼스 간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복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행정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 강원대의 교육 및 연구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있다. 외형적 캠퍼스 확장으로는 글로벌 대학들과 경쟁하기 어렵다. 따라서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전략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연구비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연구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산학 협력 및 해외 대학과의 교류도 확대해야 할 때다. 또한 학생들에게는 통합의 장점을 체감할 수 있도록 공동 강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 확충, 캠퍼스 간 이동이 용이한 학사제도를 마련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역사회와의 협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통합 강원대는 각 지역 캠퍼스와 지역 경제·산업이 긴밀히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이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면 지역 기업과의 산학 협력을 확대하고, 현장 실습 및 취업 연계를 강화해야 통합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향후 강원도립대와 춘천교대와의 추가 통합 계획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춘천교대와의 통합 과정에서는 교대의 교육 전문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불협화음을 줄일 수 있다. 통합 강원대의 출범은 강원도 고등교육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기회이지만 성공적인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지속적인 점검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가시적으로 눈에 보이는 대학 통폐합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