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잦아지는 대형 산불 예방에 총력

최수천 동부지방산림청장

최근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산림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소중한 산림이 ‘산불’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적거나 습도가 낮아 바짝 마른 산림은 더 큰 대형 산불을 일으키게 되며, 산불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증가는 또다시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면서 산불과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악순환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1월20일 미국 LA에서 발생한 산불이 대형화된 원인을 4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평년 강수량의 4%에 불과할 정도의 기상 조건, 두 번째는 지형 조건으로 동쪽 산맥에서 서쪽 해안가로 강하게 부는 산타아나 바람, 세 번째는 산림 인접지역으로의 생활권 확장과 연료의 증가, 네 번째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장기간의 가뭄과 뜨거운 날씨에 따른 산불의 연중화 현상이다.

지난해의 경우 동부지방산림청의 관내는 평년보다 0.6∼1.4도 높은 평균기온을 기록한 반면, 강수량은 평년보다 27.3∼62.9㎜ 적었던 한 해였다. 특히 4월의 평균기온은 13.9도로 역대 1위를 기록하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2∼4월의 기온은 고기압성 순환의 확장과 높은 해수면 온도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기온의 상승과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 조건에 따른 양간지풍, 캠핑·등산 등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산림 인접 지역의 방문 인구 증가는 LA 산불과 같은 대형 산불이 우리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산불은 2022년 삼척·울진 산불(1민6,530㏊), 강릉·동해 산불(4,221㏊) 등 2010년대(857㏊/1.3건) 대비 2020년대(6,720㏊/4.8건) 평균 대형 산불의 건수와 면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봄철(352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고, 가을철(39건), 산불조심기간 외(159건)에도 발생하는 등 산불이 연중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산림청은 ‘산불피해 최소화로 모두가 누리는 숲 조성’을 목표로 산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이례적으로 봄철 산불조심기간(1월24일∼5월15일)을 예년보다 8일 앞당겨 운영하고 있다. 동부지방산림청도 기후변화로 대형화·연중화되는 산불에 철저히 대비하고자 유관기관과 협력해 영농부산물 수거·파쇄(18.5㏊)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화목보일러의 재처리 부주의에 따른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에 재처리 용기(200개)를 보급했다. 또한 산림 인접 국가유산 및 기반시설 등 중요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사업’과 ‘산불예방 숲가꾸기사업(520㏊)’을 실시할 예정이다. 산불 예방 뿐만 아니라 신속한 산불 진화를 위한 산불진화헬기 담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목적 사방댐’을 조성하고 지상 진입을 위한 산불진화임도(357.59㎞)를 신설할 계획이다. 산불상황실은 ‘지능형 산불방지 ICT 플랫폼’을 도입해 스마트하게 산불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며, 야간산불에 대비해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활용한 ‘신속대기조’를 편성·운영하고 있다.

산림 안에서는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고,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쓰레기를 태우지 않는 등 기본적인 산불조심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산불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산림자원을 지킬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산불 예방’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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