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한파가 취업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의 ‘2025년 1월 강원특별자치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강원지역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000명(1.2%) 감소한 5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도내 제조업 취업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2월에는 6만명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건설업계도 3개월째 취업자 수가 줄고 있다. 건설경기가 역대급으로 얼어붙으면서 건설 수주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한 해 동안 강원지역 건설업체 폐업 신고(정정·철회 포함)는 182건에 달한다. 이 영향으로 건설업 취업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일용직 근로자도 1년 새 4,000명 급감했다. 도소매·음식·숙박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2,000명(4.6%) 감소한 16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도내 도소매·음식·숙박업 취업자는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2023년 9월부터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의 공공근로 등 직접 일자리 사업이 재개되면서 도내 전체 취업자는 2024년보다 1.9% 늘었지만 제조업을 비롯해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올 1월에만 실업급여 신청 건수가 2만1,834건으로 하루 평균 704명이 될 정도여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1월 기준 15~29세 도내 청년 취업자 수는 9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4,000명(4.3%) 줄었다. 청년 취업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23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축소하면서 구직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 구직을 포기할 경우 구직단념자가 돼 사회적 불안 요소가 된다.
경기 하강으로 민간 기업은 물론 공기업도 채용 문을 닫아걸으면서 신규 일자리가 급감하고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건설, 도소매업도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해 취업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앞으로 미국발 관세 전쟁의 폭탄이 철강·자동차·배터리 등 우리 주력 수출산업과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해 고용시장은 장기간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되고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고용의 둔화는 침체된 내수시장 회복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고용 한파가 확산되지 않도록 조속히 추경 규모와 시기를 확정해야 한다. 또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경력 개발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