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권 교육협의체’가 최근 출범했다. 속초, 인제, 양양 등 강원특별자치도 설악권 지역의 교육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교육 발전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지역 간 협력을 통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 협의체가 갖는 의미는 크다. 우선, 강원도 내에서 개별 시·군 단위를 넘어 권역 단위로 교육 문제를 논의하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존에는 각 지역 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개별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설악권 전체를 아우르는 협의체가 조직됨으로써 보다 광역적인 차원의 교육 정책 논의가 가능해졌다. 특히 협의체의 자발적 참여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외부의 강제력이 아닌 지역 교육계 인사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의지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이 높다.
설악권 교육협의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가장 먼저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한 논의와 정보 공유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공동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협의체의 운영 방식과 의사 결정 구조를 명확히 하고,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리고 설악권 내 교육 격차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 강원도는 지리적 여건과 인구 분포로 인해 교육 환경의 차이가 심한 지역 중 하나다. 속초와 양양은 비교적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인제와 고성 등은 상대적으로 교육 자원이 부족하다. 협의체는 이러한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동 교육 프로그램 운영, 교사 교류, 교육 자원 공유 등의 방안을 활발히 검토해야 한다. 또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협의체의 역할을 구체화해야 한다. 외형적으로 기관장들의 모임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학부모와 학생 대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협의체 논의 과정에 일정 부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협의체의 논의가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지속적인 운영과 확대 방안이다. 현재 협의체에는 속초, 인제, 양양 지역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고성 지역의 참여 방안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앞으로 협의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인 지역 대표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 강원도 및 중앙정부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역 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보다 효과적인 교육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도교육청과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