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대체할 새로운 국제스케이트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전국 여러 지자체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강원특별자치도에서는 춘천, 원주, 철원이 각각 후보지로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강원자치도체육회가 지난 13일 입장을 밝힌 것처럼 도내 3개 지역이 개별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강원의 유치 가능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강원이 국제스케이트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후보지를 단일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내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한다.
현재 대한체육회가 추진하는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는 단순한 지역 스포츠 시설 건립을 넘어선다. 빙상 종목의 국제대회 개최와 국가대표 선수 훈련을 고려한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 양주, 동두천, 김포, 인천 서구 등 전국 여러 지자체가 뛰어들었고, 각 지역은 적극적으로 유치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3개 지역이 개별적으로 경쟁하면서 내적인 분열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전국적 경쟁에서 강원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결과로 이어진다. 도내 후보지를 단일화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도내 후보지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우선 지자체 간 공식 협의체가 구성돼야 한다. 현재 춘천, 원주, 철원은 각각 별도로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하나로 묶기 위해 강원도가 주도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이 요구된다. 이 협의체에는 3개 시·군의 시장·군수뿐만 아니라 도의원, 국회의원, 체육 전문가 등이 포함돼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별 유치 논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단일 후보지를 선정하는 절차를 수립하면 된다. 단일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특정 지역에 유리한 결정을 내린다면 반발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공정한 평가 기준을 세워야 한다.
이를테면 접근성(교통 인프라), 기후 조건, 경제적 파급 효과, 기존 스포츠 인프라 등을 고려해 객관적인 평가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특정 지역의 주장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 속에서 최적의 후보지가 결정될 수 있다. 그리고 지역 간 상생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지역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국제스케이트장이 한 곳에 들어설 경우 다른 두 곳에는 빙상훈련센터나 지역 스포츠 발전을 위한 지원책을 제공하는 대안을 추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간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강원 전체가 단합된 모습으로 유치 경쟁에 나설 수 있다. 더 나아가 도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후보지 단일화를 강행할 경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될 수 있다. 공청회, 여론조사, 주민 간담회 등을 통해 도민들에게 단일화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최종 후보지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이 후보지 단일화 결정 과정에 신뢰를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