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단독]환선굴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유생 집단 폐사…사인 오리무중

기후 변화에 따른 온도 상승·수질 오염과 중금속 유입으로 인한 질병 원인 추정
염노섭 생태보존네트워크 대표 “도롱뇽 유생이 죽는 것 20년 만에 매우 이례적”

◇삼척시 환선굴 일대에서 한국 토속 종인 꼬리치레도롱뇽이 폐사한 모습. 사체가 푸른 빛을 띄고 있다.
◇삼척시 환선굴 일대에서 한국 토속종인 꼬리치레도롱뇽이 폐사한 모습. 사체가 푸른 빛을 띄고 있다. 폐사한 도롱뇽(사진 왼쪽), 살아있는 도롱뇽(사진 오른쪽)
◇사진=한국꼬리치레도롱뇽 성체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최대 서식지로 알려진 강원 삼척시 환선굴에서 최근 유생들이 원인 모를 이유로 폐사해 멸종 위기 우려를 낳고 있다.

17일 강원보건환경연구원 수계조사에 따르면 수소이온 농도외 8개 항목에서 오염물질로 검출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인에 큰 요인으로 적용되는 알루미늄 검출 수치는 0.6~0.7, 부유물질은 0.2~0.3으로 일반 청정지역에서 나온 수질과 같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동굴 내부 도롱뇽이 폐사한 장소의 물과 일반 환선굴에서 나오는 물 2개를 채증해 시료를 분석 의뢰했으나 양쪽의 수치도 큰 차이점이 없었다.

본보가 환선굴 내부를 취재한 결과 태어난 지 갓 1개월 된 꼬리치레도롱뇽들이 동굴 곳곳에서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인은 기후 변화에 따른 온도 상승 및 수질 오염과 중금속 유입으로 인한 질병 등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

꼬리치레도롱뇽은 2005년 삼척 환선굴에서 최초 발견된 이후 포획 및 채취를 금지한 기후지표종 중에 하나다. 또한 세계에서 유일한 한국 토속종으로 환경 변화에 민감해 해당 생물이 사는 곳은 청정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양서류연구학회와 환경단체는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고 서식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환경부는 멸종 위기종 수립 과정에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어 당분간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꼬리치레도롱뇽과 유사 생물인 양산 신종 꼬리치레도롱뇽이 주택단지 개발로 인해 떼죽음을 당하자 양산시는 환경부에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환경부는 “청원서 내용이 멸종 위기종으로 추진할 수 있는 증거 자료가 미흡하다“며 서류를 반환해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2027년 멸종 위기종을 지정해 5년 주기로 갱신한다”며 “타 기관에서 도롱뇽 개체 수 파악을 위해 분포 및 관찰 조사가 이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염노섭 생태보존네트워크 대표는 “희귀생물인 꼬리치레도롱뇽의 개체 수 통계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며 “도롱뇽 유생이 죽는 것은 20년만에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은 삼척시 환선굴, 태백시 혈리굴과 검룡소, 춘천시 대룡산 일대에 많은 개체가 사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어느 한 곳도 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강원보건환경연구원 수계조사 자료
◇삼척시 환선굴 일대에서 갓 태어난 지 1개월 된 유생 일부가 죽어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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