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분업·계급사회인 ‘꿀벌의 세계’ <1270>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벌(봉, 蜂, bee)은 개미목의 곤충으로 개미와 같은 조상이라서 여러 생리․발생․유전․생태가 매우 비슷하다. 꿀벌은 여왕벌(queen bee), 일벌(worker), 수벌(drone)이 무리 지어 살면서 분업하고(일을 나누어 맡음), 계급(높고 낮음)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사회생활(공동생활)을 하는 대표적인 곤충이다. 꿀벌 한 통에 2~8만 마리가 욱실거리(몹시 들끓음)니 한 가족치곤 엄청나다. 이들 셋 중에서 여왕벌이 제일 덩치가 크고, 다음이 수벌이며, 일벌이 가장 작다.

‘벌도 법이 있지’란 인간사회 질서가 문란함(어지러움)을, ‘벌에 쏘였나?’, ‘벌쐰 사람 같다’란 몹시 나부대거나 날뛰는 사람을, ‘벌은 쏘아도 꿀은 달다’란 성가신 일이기는 하지만 자기에게 이로운 것이 있음을 꼬집는 말이다. 그리고 ‘벌집 쑤시어 놓은 것 같다’란 벌통을 건드려서 벌들이 있는 대로 몰려나와 쏘아 대듯이 온통 난장판(수라장)이 되어 매우 뒤죽박죽, 어수선함을, ‘벌이 역사(일)하듯’이란 여럿이 손을 모아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고, 흔히 ‘바쁜 꿀벌은 슬퍼할(아플) 겨를(틈)이 없다’라고 한다.

그런데 누가 뭐라 해도 벌하면 응당(으레) 꿀벌(honeybee)을 떠올리게 된다. 꿀에 얽힌 속담을 좀 더 보자. ‘꿀도 약이라면 쓰다’란 좋은 말이라도 충고(타이름)라면 듣기 싫어함을, ‘꿀 먹은 개 욱대기듯(윽박지르듯)’이란 어떤 일을 저지른 사람을 몹시 몰아세움을, ‘꿀 먹은 벙어리’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시원히 하지 못함을, ‘입에 꿀을 바른 말씀’이란 듣기에 좋도록 알랑거리는 말임을, ‘집에 꿀단지를 파묻었나’란 집에 빨리 가고 싶어 안달(급하게 굶)하는 사람을, ‘나중 꿀 한 식기(그릇) 먹기보다 당장(지금 바로) 엿 한 가락이 더 달다’란 눈앞에 보이지 않는 막연한(분명치 못한) 희망보다 작더라도 바로 가질 수 있는 것이 더 나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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