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다시 뛰고 있어 서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강원지역 휘발유·경유 가격은 17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조사 결과 2월 첫째 주(2~6일) 강원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ℓ당 1.95원 오른 1,743.34원이다. 지난해 10월 셋째 주 1,600원을 넘긴 이후 17주 연속 상승세로 2023년 11월 셋째 주(1,721.77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같은 기간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3.3원 인상된 ℓ당 1,607.45원이다. 12일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국산 오곡과 부럼을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는 비용도 지난해보다 6.2% 올랐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정월대보름에 먹는 주요 10개 품목의 구매 비용이 전통시장 13만9,700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오곡밥 재료 5개(찹쌀·수수·차조·붉은팥·검정콩)와 부럼 재료 5개(잣·밤·호두·은행·땅콩)다.
고환율과 트럼프 관세전쟁 여파로 수입물가 역시 치솟았다. 관세청이 최근 발표한 ‘2025년 1월 주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현황(잠정치)’을 살펴보면 무(신선, 냉장)의 수입가격은 전년 대비 46.9% 오른 536원/㎏으로 집계됐다. 호박, 당근 등 채소류의 가격도 20~30%가량 상승했다. 오렌지, 키위 등 수입과일가격을 비롯해 소고기의 수입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소고기의 수입가격은 11.9% 상승한 1만1,985원/㎏을 기록했으며, 돼지고기는 냉장과 냉동 가격 모두 비싸졌다. 또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지난달 연간 물량으로 계약한 노르웨이산 등의 냉동 고등어 단가는 전년보다 10%가량, 캐나다산 활랍스터 수입 단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 이상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생두의 수입 가격은 8,478원/㎏으로 1년 새 66.4% 급등했다.
다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고유가 상황이 계속되고 본격화된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악화한 대외 여건이 원인이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고 일상의 부담과 어려움은 가중된다. 경제에도 부정적이다. 소비 심리 위축이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고물가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 전환에도 걸림돌이어서 내수 부진의 골은 더 깊어질 수 있다. 경기는 둔화·하강하는데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밥상 물가가 들썩이니 민생이 편할 리 없다. 민생 회복을 위해 보다 치밀한 물가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공조, 다시 뛰는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