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의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장기 불황의 여파로 인해 폐업이 속출, 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위중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으로 강원 지역에서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전년 대비 11% 급감한 4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감소세는 2023년 6월부터 지속되었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길고 가파른 하락세다. 이로 인해 도내 전체 자영업자 수도 18만2,000명으로 줄어들며 9개월 만에 20만명 선이 무너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주요 업종인 외식업과 건설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상반기 동안 도내에서 일반 음식점 1,200곳이 문을 닫았고, 182개의 건설업체가 폐업 신고를 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으로 인해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수령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1~11월 강원 지역의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411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22억원 증가하며 처음으로 4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강원 지역 자영업자들은 경기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함께 인건비,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자영업자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 일정 매출 이하의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부가가치세 감면을 적용하고,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방세 감면을 검토해야 한다. 또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업종 전환 및 재창업 지원이 강화돼야 할 때다. 특히 온라인 시장으로의 진입을 원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디지털 전환 교육과 플랫폼 활용 방법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배달 음식점 운영자들의 경우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키친(공유 주방)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더 나아가 지역경제와 연계한 내수 활성화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강원 지역의 자영업자들이 살아남으려면 지역경제의 내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역 화폐 사용을 확대하고, 지역민들이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현재 강원도에서 시행 중인 ‘강원상품권’을 보다 폭넓게 이용해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내 소비를 독려하기 위해 ‘프리미엄 상품권’을 도입해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강원도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지역 소비 촉진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한 관광 산업을 활용해 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역 관광과 연계한 자영업 활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광객들에게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