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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터널 공포증’

터널 공포증은 밀폐된 긴 터널을 지나갈 때 강한 불안감, 공포, 심지어 공황발작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그래서 터널은 차량 운전자에 언제나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1999년 프랑스-이탈리아 국경의 11.6㎞ 몽블랑 터널에서 한 트럭에 엔진 과열로 불이 붙으며 터널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터널 내부 온도가 1,000도까지 상승하며 39명이 사망했다. 일본 고베 아와지 나루토 고속도로 아카시 해협 3.9㎞ 터널에서도 1995년 사고가 발생했다. 한 차량이 터널 벽을 들이받은 후 연쇄 충돌이 발생, 화재로 인해 유독가스가 터널 내부를 가득 채우면서 10명이 숨졌다. 또 2012년 가타노 4.3㎞ 터널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 콘크리트 천장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며 9명이 사망했다. 2011년 영국 힌드헤드 1.8㎞ 터널에서는 한 운전자가 터널 내에서 멈춰 서면서 뒤따르던 차량들이 급정거, 다중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이후 터널 내 감속 구간 설정 및 경고 시스템이 강화됐다. ▼산지가 많은 강원특별자치도의 특성 때문에 고속도로나 철도의 개설에 터널이 다수 만들어진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개통된 서울~강릉 고속철도는 34개의 터널이 있다. 터널과 그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잦다. 2018년 대관령면 횡계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215.1㎞ 지점 대관령 1터널 앞에서 발생한 사고를 비롯해 2016년 봉평터널에서의 대형사고도 그 한 예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로 건설이 확정된 영월~삼척 고속도로에 ‘국내 최장’ 터널이 개설된다. 즉, ‘삼척 하장~삼척IC’ 구간에 약 14㎞의 터널을 만들어 노선을 고속 직선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 고속도로 최장 터널인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양양터널(10.96㎞)보다 3㎞ 길다. 산악지형을 관통해 환경과 안전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 첨단 토목 기술의 총 집합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인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28년 만에 만들어지는 고속도로 공사를 앞두고 챙겨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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