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아파트 분양가 매매가 역전, 미분양 막을 대책은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이 2009년 이후 15년 만에 평균 매매가를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2024년 시도별 아파트 3.3㎡당 분양가 및 매매시세’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경우 지난해 3.3㎡당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475만원으로 매매가(809만원)보다 666만원 더 높았다. 또 전국 아파트의 평균 분양 가격은 2,063만원, 평균 매매시세는 1,918만원으로 분양가격이 145만원 비쌌다. 분양가 상승은 금리 인상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조달 금리, 건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부동산R114는 앞으로도 분양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조차 지난해 3월과 9월 기본형 건축비 정기 고시에서 각각 3.1%, 3.3% 인상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분양가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양가가 상승하면 지방의 경우 미분양 적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강릉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1,200여 세대로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제외된 2024년 9월 말 기준 미분양 아파트 1,103세대보다 100여 세대가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지역에 다시 지정될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강원지역 미분양 주택 물량은 2024년 8월 기준 4,712가구로 2022년 같은 기간 1,348가구보다 3,364가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미분양 6만7,550가구 중 7%를 차지하면서 8개 지방도 중 세 번째로 많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 맞춤형 부동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도내 미분양 물량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매매가를 추월하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가격보다 비싸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부동산 투기를 조장했던 프리미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데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당장 미분양이 늘어난다면 여러 형태로 지역사회에 악영향을 끼친다. 시공사·시행사뿐 아니라 협력업체는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는다. 자금 사정 악화는 부실 공사로 연결되기도 한다. 지자체의 세수 확보도 어렵다. 아파트 취득세·등록세는 대표적인 지방세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수요 진작이 시급한 이유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실정에 부합한 아파트 정책을 내놔야 한다. 보다 정교하고도 미세한 방책으로 그렇지 않아도 힘든 지역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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