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일상과 비일상 사이, 타인을 향해 울타리를 넘다

춘천 출신 김담이 작가 ‘경수주의보’

춘천 출신 김담이 작가가 첫 소설집 ‘경수주의보’를 출간했다. 현실과 어두운 상상 속 세계를 넘나드는 동화적 이야기로 독자를 깊은 숲 속으로 이끄는 이번 소설집에는 ‘당신을 위한 낯선 천국’, ‘집으로 가는 길을 알려 주세요’, ‘낭만적 진실’, ‘경수주의보’ 등 총 8편의 작품이 담겼다

김 작가는 추락과 하강, 수렁과 진창을 배경으로 사회적 하층민이 상승하기 어려운 구조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며 타자를 향해 울타리를 넘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표제작 ‘경수주의보’는 사회의 냉정한 현실을 담아냈다. 학창 시절 같은 반에 ‘경수’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 셋이나 있었지만 정작 그들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오히려 경수라는 존재에 대한 억측과 풍문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주인공 ‘나’는 잊혀진 경수들의 흔적을 좇으며 경수가 남긴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삶과 맞닿은 의미를 찾는다. 특히 주인공이 위태로운 ‘경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을 통해 문학이 개인의 경험을 넘어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자본의 억압 속에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탐색하며 ‘작가다움’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이번 소설집은 독자들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문학이 지닌 역할과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김담이 작가는 “생각이 제일 많았을 시기에 쓴 소설로 분명 내 삶을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지금 혹시 어두운 터널을 걷고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의 소설이 나의 경수에게 아주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걷는사람 刊. 351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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