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마약밀수 조직이 제조 기술자를 직접 국내에 보내 강원도에서 122만명이 투약 가능한 마약을 만들고 유통을 시도한 사건이 드러났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박성민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마약 등 혐의로 캐나다 마약 조직원 A(55)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국내 제조 총책 B(34)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3년 6월∼7월 강원도 횡성의 한 공장에서 콜롬비아 국적 기술자 2명과 함께 고체 코카인 61㎏을 만든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소매가로 300억원에 12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국내 코카인 범죄 사상 최대 규모다.
A씨 등은 2020년∼2021년께 콜롬비아에서 건축용 페인트를 수입하는 것처럼 속여 부산항으로 밀수한 액상 코카인을 넘겨받아 고체 형태로 가공했다.
범행을 주도한 A씨는 필리핀계 캐나다인으로 캐나다 갱단 출신이고, 국내에서 코카인 제조를 지휘한 B씨는 어릴 때 미국에 살면서 로스앤젤레스(LA) 한인 갱단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과거부터 알고 지낸 멕시코 갱단의 지시를 받고 액상 코카인을 강원도 횡성군 창고로 옮긴 뒤 고체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국제 마약 조직이 과거에는 콜롬비아에서 밀수한 액상 코카인을 대부분 호주로 수출했으나 최근 한국에서도 대량으로 유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판매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마약 소비가 계속 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국내로 직접 진출한 사실이 확인돼 총력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로 도주한 공범 4명을 적색 수배했고 기소한 피고인들은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재판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