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잠자리 날개 같다”<1268>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잠자리 나는 듯’이란 잘 차려입은 여자의 멋진 자태를, ‘잠자리 날개 같다’란 천 따위가 속이 비칠 만큼 매우 얇고 고움을, ‘잠자리 눈곱’이란 북한어로 지극히 적은 양을, ‘잠자리 부접대듯 한다’란 어떤 일을 할 때 오래 계속하지 못하거나 붙었다가 금방 떨어짐을 빗댄 말이다. 여기서 ‘부접 대다’란 여기저기 옮겨붙거나 사귀려고 잇따라 가까이 접근함을 뜻한다. 관용구로 ‘부접 못하다’란 한곳에 오래 배기거나 견디지 못함을 이른다. 그리고 헬리콥터(helicopter)를 ‘잠자리 비행기’라 하고, 누워서 잠을 자는 곳이나 이부자리를 잠자리라 이른다.

잠자리(청령, 蜻蛉, dragonfly)는 잠자리과의 곤충으로 유충은 강물에 살고, 성충은 땅과 공중이 삶터다. 물에 사는 곤충(수생곤충·수서곤충)에는 유생과 성충이 평생 물에서 지내는 물장군·물방개·게아재비·물자라들이 있는가 하면 애벌레는 물속에 살고, 어른벌레가 되면 땅으로 올라오는 잠자리·모기·하루살이·강도래 따위가 있다.

귀티 나는 잠자리는 복부 마디가 10개로 유달리 길다. 남달리 크고 똥그란 구슬 꼴의 복안은 2개로 양 얼굴에 우뚝 튀어나왔고, 사이에 보일 듯 말 듯 3개의 작은 단안(홑눈)이 있다. 얇은 막으로 된 날개는 투명한 것이 청결하기 짝이 없고 엄청 가벼우며, 2쌍의 날개 중 뒷날개가 앞날개보다 좀 크다.

잠자리는 왕 눈알을 상하, 전후, 좌우(육방)를 자유자재로 휘돌려 방향을 휙휙 바꿔가면서 먹잇감을 가늠(겨눔)한다.잠자리는 번데기 과정을 거치지 않는 불완전변태(직접발생)를 한다. 보통 풀줄기나 축축한 흙 또는 고인 물에 산란하고, 얼마 뒤면 부화하여 유충인 ‘학배기(수채)’가 된다. 온도 변화가 적은 물에서 월동도 하는 학배기는 10~15번을 탈피하고, 그때마다 몸집이 부쩍부쩍 붓는다. 애벌레로 지내는 기간은 다 달라서 왕잠자리는 3~4년이고, 성충인 잠자리는 채 한 달도 못 살고 일생(삶)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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