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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겨울 축제’

벨기에 헤라르츠베르헌시에서는 매년 2월이면 ‘크라켈링언 엔 토네켄스브란트(Krakelingen en Tonnekensbrand)’ 축제를 연다. 겨울의 끝을 축하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축제 날에는 옛날 의상을 갖춰 입은 1,000여명의 군중이 빵과 포도주, 생선, 횃불을 들고 아우덴베르흐 언덕의 성모 마리아 성당을 향해 행진한다. 밤이 되면 사람들이 언덕에 다시 모여 나무통에 불을 붙이고, 봄이 온 것을 축하한다. 축제는 모든 시민의 화합의 장이며 자랑이 됐다. ▼국내 대표 겨울 축제인 2025 화천산천어축제가 지난 11일 막을 올렸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6.5도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제장 얼음 낚시터는 온종일 자리가 꽉 찰 정도로 붐볐다. 개막 첫날에는 10만9,000여명이 방문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은 4,700여명이다. 춥지 않게 옷을 입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얼음 구멍 안으로 낚싯대를 드리우며 산천어 낚시 삼매경에 빠졌다. 한파 속에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을 한 관광객들은 차가운 물속에 들어가 요리조리 피하는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으며 이색 체험을 만끽했다. ▼매년 1월이면 화천에는 축제 방문객이 구름처럼 몰려온다. 산천어축제에는 해마다 100만명 이상 다녀간다. 화천 전체 인구의 40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2011년에는 CNN이 세계 겨울철 7대 불가사의로 소개한 겨울 축제다. 2014년부터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201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내 겨울 축제 중 최초로 ‘글로벌 육성축제’ 자리에 올라 도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평창 송어축제,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 등 도내 곳곳에서 겨울 축제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1년 동안 지역 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해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겨울 잔치다.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겨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페스티벌이 될 것이다. 많은 손님이 찾아와 강원특별자치도의 겨울과 인심을 체험하고 내년에 다시 찾아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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