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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시온숲속의아침뷰 보증금 피해자 속출…빚 걱정에 공황장애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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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민간임대주택 수백억원 보증금 피해]
계약자들 1억원 이상 보증금 피해 고스란히 떠안아

춘천 근화동 민간임대아파트의 입주 예정자들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포함한 수백억원대의 임대보증금 피해를 겪게됐다. 건설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예치해야 할 중도금을 임의로 공사비로 사용한 뒤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다. 임대보증금 보증서를 발급한 HUG는 중도금이 예치되지 않았다며 보증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또 건설사의 요구로 계약자들의 동의도 없이 HUG가 아닌 건설사의 계좌로 중도금을 입금한 금융기관도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 사진은 8일 해당 아파트의 공사 현장이 중단된 모습.

속보=춘천의 민간임대아파트인 시온숲속의아침뷰 시행사가 입주예정자들의 동의 없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임의로 사용, 총 260억여원의 보증금 피해가 발생(본보 8일자 5면 보도)하면서 당사자들이 희망이 가득해야 할 새해를 눈물로 지새우고 있다. 새 보금자리 마련을 꿈꿨다가 1억 원 이상의 보증금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위기에 놓이게 되는 등 가슴 아픈 사연이 알려지면서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춘천에 사는 40대 여성 A씨는 시온숲속의아침뷰 입주를 위해 마련한 프리미엄, 계약금, 중도금 등 총 1억 원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매일 밤 잠을 설친다.

A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 5층에서 평생을 지내신 부모님께서 노년을 보다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새 집을 마련해 드리고자 신용대출을 받았다. 여기에 아버지의 퇴직금을 얹어 1억 원을 마련한 것”이라며 “한순간에 빚더미를 떠안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매일 밤 잠을 못 자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 등 공황장애 증상까지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일산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B씨도 아들을 위해 춘천에 자리 잡으려 했던 꿈이 악몽으로 변해버렸다.

B씨는 “남편이 직업 군인인 탓에 관사와 전·월세살이를 전전하다가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위해 인생 첫 집을 계약했다. 계약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보증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에 목돈과 남편의 군인퇴직담보 대출금 7,000만 원으로 임차권을 구입했으며 현재는 중도금 대출 빚 1억2,000만 원까지 더해진 상태다”고 토로했다. 이어 “평생 쇼핑이나 여행조차 참아가며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모았는데 희망이 송두리째 사라지게 됐다”고 눈물 지었다.

춘천시온숲속의아침뷰 입주예정자들은 지난해 10월 시행사가 자금난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자 그동안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납부한 385억 원 규모의 환급절차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문의했다. 하지만 시행사가 240세대의 계약금과 중도금 전액, 나머지 78세대의 4·5회차 중도금 등 총 260억여원 가량을 HUG에 납부하지 않고 공사비로 사용하면서 보증금을 환급받지 못하게 될 상황에 놓였다.

춘천시온숲속의아침뷰 입주예정자대표회의 관계자는 “계약자 모두 HUG의 임대보증금보증서가 발급된 사실에 신뢰를 갖고 시행사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HUG가 중도금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철저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결국 계약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상황”이라며 “보증금을 무단으로 사용한 시행사, 계약자 동의 없이 중도금 납부계좌를 HUG에서 시행사 계좌로 변경해준 금융기관도 책임을 회피한 채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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