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에서 무안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위로하는 추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도내 지차제들은 ‘갑진년 해넘이’와 ‘을사년 해맞이’ 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하고 있으며 여야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 대신 추모 현수막을 내걸었다.

■강원지역 애도 물결=강원지역 지자체와 정치권, 경제 기관·단체 등에서는 차분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30일 오후 3시부터 도청 별관 4층 대회의실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김진태 지사를 비롯한 도청 간부들은 이날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합동분향소는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육동한 춘천시장도 같은 날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강원도의회 의원 전원은 내년 1월2일 합동 분향할 예정이다. 김시성 도의장은 김태균 전남도의장에게 연락해 의회 차원의 현장지원도 강구하고 있다.
여야는 지역 곳곳에 걸려있는 정치 현수막을 모두 철거한다. 국민의힘 도당은 30일부터 탄핵 정국 관련 정치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걷어내고 근조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다. 민주당 도당도 각 지역위원회를 통해 이번주 내로 현수막 교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희생자 추도에 경제단체도 동참중이다. 춘천상공회의소와 원주상공회의소는 내년 1월3일 예정된 신년인사회에서 식전공연과 건배사 대신 애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강원도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강원지회, 강원도청년소상공인협회 등도 내년 초 열릴 인사회 및 총회를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해넘이·해돋이 행사 취소=국토교통부와 강원도가 삼척역에서 개최하려던 동해선 철도 개통식이 백지화된데 이어 도내 시·군의 연말연시 행사도 잇따라 무산 또는 축소됐다.
삼척시는 동해선 개통 탑승객 환영 이벤트와 축하공연, 기념촬영 등 대신 작은 기념품 제공으로 행사를 대체할 방침이다. 춘천시는 31일 시청 광장에서 계획한 타종 행사를 취소하면서 시청 청사와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 조기를 게양했다. 원주시도 타종행사 대신 내년 1월4일까지 국가애도기간 공무원들이 왼쪽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달고 근무하기로 했다.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2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강원도 동해안 지자체에서도 대규모 행사는 자제하기로 했다. 강릉시는 해돋이 행사 전부 열지 않기로 했으며 속초시는 1월1일 오전 6시10분 희생자 추모 묵념을 시작으로 ‘빛의바다 속초’ 영상시연만 진행하고 이후 예정된 공연 등 모든 행사는 철회했다.
횡성군, 평창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등도 해넘이·해돋이 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했다. 김진태 지사는 이번 사고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공직자들은 추모기간 경건하고 차분한 자세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