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의 해수면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연안침식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가 국내 연안 해수면 높이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89년부터 2023년까지 35년간 동해안 해수면은 연평균 3.46㎜, 총 12.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해안(연 3.20㎜)과 남해안(연 2.74㎜)보다 높았다. 강원도의 경우 속초는 연평균 3.29㎜, 동해는 2.77㎜ 상승했다. 또 동해안 일대 연안의 60% 이상이 침식 상태가 심각하거나 우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의 연안침식 실태조사 용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동해안 연안 침식우심률(우려·심각 비율)은 65%에 달했다. C등급(우려)은 56곳, D등급(심각)은 10곳 등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9곳과 3곳씩 늘었다. 반면 A등급(양호)은 4곳, B등급(보통)은 31곳 등으로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연안침식의 요인은 복합적이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단기적으로는 해일이나 파랑의 영향으로 발생하지만 무분별한 해사 채취와 준설, 제방 건설 등 난개발도 큰 원인으로 꼽힌다. 동해안 연안침식은 너울성 고파랑의 내습 빈도 증가와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 강도 증가, 해수면 상승, 하천 개발로 인한 모래 공급량 감소 등이 해빈 폭 축소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항만과 어항 시설물 등 해안 구조물 설치, 해안도로 등 배후지 확장 개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원 동해안의 연안침식은 고성에서 삼척까지 전 지역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연안침식 문제는 휴식 및 생활공간인 강원 동해안을 잠식함으로써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침식돼 가고 있는 연안을 보전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연안침식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될 국가적 과제다. 해안 절벽이나 해안도로 붕괴 위험을 증가시키고, 해안지역 주민들이 해일이나 풍랑 등 자연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연안침식이 대체 불가능한 자연 유산인 해변 생태계와 관광 자원을 집어삼키고 있다. 침식 원인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복구 시스템 등 중장기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정부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재해 위험이 높은 동해안 연안을 중심으로 연안 정비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해양 관광과 생태계 등 지속 가능한 강원 동해안을 보전하는 것은 후손들을 위한 우리의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