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종전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미사일과 핵전쟁 불사라는 위협 속에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국민은 먹고 살기 힘들고, 나라 밖은 전쟁 소식으로 시끄러운데 대한민국은 뉴스만 틀면 명태균, 김건희 여사 뉴스다. 대한민국에서 국민 노릇 하기 참 힘들다. 세계질서는 피도 눈물도 없다. 내치에 실패하면 정권을 잃지만, 외치에 실패하면 나라의 존망이 흔들린다. 국민과 나라를 살리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세계질서 재편기가 시작되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두 개의 전쟁이 마무리 국면을 향해 가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6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아직 안심할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에 추운 겨울이 오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종전의 물살을 탈 수 있다.
중동 전쟁의 끝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 산유국들이 연합하는 새로운 질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에서 삐삐 폭탄을 비롯한 정보전과 첨단 기술 능력을 입증했다. 미국을 움직이는 힘도 보여 주었다. 한편으로 더 확전되면 중동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확인하였다. 이스라엘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아랍국가와는 협력으로 전환될 것이다. 첨단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과 아랍 산유국들이 종교를 넘어, 석유의 시대를 넘어 신경제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이스라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추진된다.
사실, 하나만 보아도 미래를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인도주의의 시선에서 비판 받는다. 그러나 그들의 첨단 기술, 유대인들이 미국을 움직이는 능력은 현실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기술 그리고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생존 조건인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은 무엇일까? 이 전쟁의 종전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두 스트롱맨의 밀월 시대를 가져올 수 있다.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푸틴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또한 러시아는 터키, 인도 등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은 현실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이라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가 탄생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청, 나토(NATO)의 요청이 있어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외교는 국익이 나침반이자 이념이 되어야 한다.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워야 살길이 열리는 법이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되 앞서 나가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러시아의 첨단 무기 기술이 북한에 이전되지 않도록 러시아와 소통하는 외교가 절실한 시점이다. 러시아 대사를 지낸 장호진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의 개인 집무실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나쁜 기억을 벽에 걸어 놓았을까? 트럼프 차기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평양에서 워싱턴으로 가는 길이 서울이 아니고 모스크바가 될 수도 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 평양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언급한 바 있다. 납북자에 대한 진상 조사를 재개하기 위해서라도 북미대화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일본도 움직일 것이다.
한반도의 국가 전략은 경제, 기술, 외교와 평화를 패키지로 하는 솔루션을 많이 찾아내야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알래스카의 가스 에너지를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구매하고, 한국에 비축기지를 만들어 동남아에 수출하는 협력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에너지 수입 총액이 약 281조 원을 넘는다. 일본도 2022년 기준으로 에너지 수입 총액이 약 1,180조 원을 넘는다. 막대한 규모이다. 이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이 알래스카의 가스를 수입하면 이 물량은 동해안을 통해 들어올 수밖에 없다. 에너지 위기도 극복하고 한미협력도 높이고, 러시아, 북한과의 긴장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
물론 난관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그러한 시도가 가능해지면 강원도는 양양공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하늘길이 열릴 수도 있다. 북한 앞바다가 열리면 북한 해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어선 문제를 해결하고 동해안에서 명태를 잡는 것도 가능해진다. 삼척 LNG 기지는 날개를 달 것이다. 데이터센터 유치는 더욱 쉬워질 것이다. 한국의 동해안이 그리스가 번영하던 시절 지중해처럼 바뀔 수 있다. 중국의 동북 3성, 러시아 극동, 미국 알래스카, 일본 서쪽 등 미개발 지역이 평화와 번영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한국의 경제, 안보‧평화 상황은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보다, IMF 위기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한국의 주식시장만 침체에 빠져있다. 미국 주식시장에 140조 원이란 돈이 몰려갔다. 국가의 기본은 경제이다. 경제가 없으면 기초가 없는 것이다. 어떻게 경제 번영과 평화를 열 것인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지도자다. 그래야 우리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담대한 설계를 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폭풍이 오면 선장의 능력을 알고, 시련이 있을 때 지도자의 역량은 드러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