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대표 수산물인 오징어가 동해안 해수온 상승 등으로 자취를 감추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강릉지역 물오징어 연근해(신선 냉장·소) 1마리 소매 가격은 5,880원으로 전년 동기(5,168원)보다 13.8% 비싸졌다. 건오징어도 지난 22일 기준 10마리(중품) 가격은 9만400원으로 전년(6만7,476원) 대비 34.0% 폭등했다.
오징어 가격이 급등한 것은 기후 변화로 인한 동해안 수온 상승으로 오징어 서식지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북한과 중국 등에서 오징어 어획해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강원도오징어가공업협동조합과 강릉시 등에 따르면 도내 오징어 어획실적은 2020년 1,958톤에서 2021년 1,749톤, 2022년 1,076톤으로 계속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423톤으로 반토막 이상 났다. 올해 실적은 이달 5일 기준 260톤에 불과하다.
박노연 도오징어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오징어 어획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에서도 오징어 조업을 경쟁을 벌이는 등 현재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원재료 문제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매년 12월께 오징어가 잡히는 만큼 연말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오징어를 취급하는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의 근심도 깊다. 실제 춘천의 한 중식점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4㎏ 한 상자에 2만5,000원에 납품받던 대왕오징어 가격은 현재 4만원에 육박했다. 중식당 대표 A씨는 “전세계적 수온 상승으로 대왕오징어 가격도 뛰고 있는데, 다음 달에는 더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가격을 올려야할 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