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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목숨 건 테트라포트 낚시 삼매경…낙산방파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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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 금지 현수막 비웃듯 위험천만 낚시 이어가
안전불감증 반복되며 사고 속출…101명 사상
강력 대책 강조…“과태료 부과·차단 조치 필요”

◇지난 16일 오후 1시께 찾은 속초 낙산방파제. 파도 막이용 삼각뿔 콘크리트인 테트라포트(TTP) 출입 금지를 당부하는 해경의 현수막이 안전펜스에 게시돼 있었다. 하지만 7명의 낚시꾼들은 현수막 바로 앞 TTP 위에서 위험천만한 낚시를 이어갔다. 사진=양원석 기자
◇지난 16일 오후 1시께 찾은 속초 낙산방파제. 파도 막이용 삼각뿔 콘크리트인 테트라포트(TTP) 출입 금지를 당부하는 해경의 현수막이 안전펜스에 게시돼 있었다. 하지만 7명의 낚시꾼들은 현수막 바로 앞 TTP 위에서 위험천만한 낚시를 이어갔다. 사진=양원석 기자

지난 16일 오후 1시께 속초 낙산방파제에는 파도 막이용 삼각뿔 콘크리트인 테트라포트(TTP) 출입 금지를 당부하는 해경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7명의 낚시꾼들은 현수막 바로 앞 TTP 위에서 위험천만한 낚시를 이어갔다. 낚시꾼들은 포인트 변경을 위해 5m 높이의 TTP 위를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같은 시각 TTP 아래 바닥에서는 일행 4명이 성게 잡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성게 바구니를 든 채 방파제로 돌아오던 20대 A씨가 TTP 표면에 붙은 이끼를 밟고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질 뻔한 아찔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는 TTP 낚시로 인한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7년간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 TTP 추락사고로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9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발생한 전국 10개 광역시·도 중 가장 많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는다. 해경 관계자는 “경고 현수막과 순찰을 통해 계도하고 있지만 강제 조치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TTP는 낚시와 같은 여가 활동을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았음에도 '낚시 명당'으로 불린다. 이곳에서 만난 낚시꾼 40대 B씨는 “감성돔과 같은 제철 어종을 쉽게 잡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TTP에서 낚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경고를 무시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특정 구역에 대한 물리적 접근 차단 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경 관계자는 “낚시꾼을 비롯한 유동인구가 급증하는 시간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통제구역 무단 출입 등 안전과 직결되는 행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전 9시32분께 삼척 덕산항 방파제에서 C(51)씨가 낚시를 하던 중 3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가 40여분만에 구조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C씨가 허리를 다쳤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지난 10일 오전 9시32분께 삼척 덕산항 방파제에서 C(51)씨가 낚시를 하던 중 3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다가 40여분만에 구조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C씨가 허리를 다쳤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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